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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전이경 “IOC위원에 꼭 도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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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전이경 “IOC위원에 꼭 도전할 겁니다”

입력 2003-07-13 18:36수정 2009-10-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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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같지만 순수함이 가득 배어있는 전 쇼트트랙 금메달여왕 전이경. 거침없는 표현, 자신감으로 가득한 그녀의 미래설계가 기대된다. 이훈구기자

“할 말이 별로 없어요. 또 시간 내기도 힘들구요.”

만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프로골프 지망생, 철인3종경기 선수, 여기에 체육학 석사로 공부까지 해야하니…. 몸이 두 개가 아니라 세 개라도 정신이 없을 만 했다.

전이경(26). 한국 쇼트트랙의 여왕으로 군림하다 4년 전 은퇴한 동계올림픽 최다관왕. 11일 저녁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어렵사리 그를 만났다.

○ 1분 1초가 아쉬운 하루

“늦어서 미안해요.”

그는 약속시간 보다 30분 늦게 나타났다. 이달 말 열리는 골프 세미프로 테스트를 위해 청주 그랜드 CC에서 연습을 하고 오는 길이란다.

요즘 그의 하루 일과는 고3수험생보다 더 빡빡하다. 새벽 5시20분에 일어나 강남에 있는 영어학원에서 2시간 동안 영어공부를 한 뒤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3시간정도 철인3종경기 훈련을 한다. 이어 기흥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오후 8시나 9시. 요즘은 프로 테스트 때문에 라운드까지 해야하니 더 빠듯하다.

또 있다. IOC와 대한체육회에 관련된 행사에도 참석해야 한다. 올해는 2010동계올림픽 평창유치위원까지 맡았다. 친구 얼굴을 본 지가 언젠지 감감하다. 심판 판정문제가 불거진 대한빙상경기연맹 요청으로 없는 시간을 쪼개 심판 연수까지 준비해야 한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없어요.” 문득 인터뷰를 하자고 조른 게 미안해진다.

○ 나태해진 나를 채찍질 한다

그는 왜 이토록 바쁘게 살까.

“은퇴한 뒤 처음엔 너무 편하게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동계올림픽 여왕다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운동을 갑자기 그만두니까 여기저기 몸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99년 말 골프를 시작했다. 입문 3개월 만에 싱글 소리를 들었다. 베스트 스코어는 74타. 올 5월엔 철인3종경기에 뛰어들었다.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은 물론 수영과 사이클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단다.

‘운동선수는 공부를 안 한다’는 말이 듣기 싫어 학업도 계속했다. 올 2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탈사회화와 재사회화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연세대 체육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 갈등하는 완벽주의자

“골프 얘기는 안 썼으면 좋겠어요.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닌데….”

벌려 놓은 일은 많은데 제대로 되는 게 없어 속이 상하는 모양이다. 골프도 그렇다. 지난해 프로테스트에 두 번 도전해 모두 탈락했다는 것. 94, 98동계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최고의 쇼트트랙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던 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한 대목.

더욱 그를 속상하게 하는 것은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 “집중해서 해도 될까말까인데 나와달라는 요청에 여기 저기 발을 걸쳐놓다 보니 아무 것도 안된다”는 하소연이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거예요. 일단 영어를 배우고 기회가 되면 박사학위도 딸 생각입니다.”

한국에서의 삶도 의미 있고 즐겁지만 보다 큰 꿈을 위해 떠나고 싶단다. 발목 잡힐 일이 없는 곳에서 미래를 준비한 뒤 다시 돌아오겠다는 게 그의 다짐. 떠나기 전 그동안 벌여놓은 모든 일을 수습해야 하니 더욱 정신이 없을 수밖에….

○ 나의 길은 IOC 위원

그렇다면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IOC 위원이다. 외국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스포츠 스타가 은퇴한 뒤 스포츠 외교 분야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지도자로 나가는 게 대부분이고 그냥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않다.

“후배를 양성하는 일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 보다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이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시끄러운 한국 체육계에 대해서도 따끔한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일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차근차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전이경은 누구

△생년월일=1976년 1월6일

△신체조건=1m63, 58kg

△출신교=숭의초-신반포중-배화여고-연세대 체육교육학과-동 사회체육학과 석사

△주요 수상경력=94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2관왕(1000m, 3000m 계주), 96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우승, 98나가노올림픽 2관왕(1000m, 3000m 계주), 98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활동 사항=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한국여성체육회 이사, 함께 하는 사람들 회원, 연세대 강사

△가족관계=전우성(56) 최복자(53)씨의 1남1녀 중 막내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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