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의원 “한국인 불법체류자는 강도” 또 망언

  • 입력 2003년 7월 13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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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의 유력 정치인인 에토 다카미(江藤隆美·77·사진) 전 총무청장관이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고 한국인 및 중국인 출신의 재일 불법체류자들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망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중의원 10선 의원인 에토 전 장관은 12일 후쿠이(福井)시에서 열린 자민당 행사에서 1910년의 한일병합에 대해 “양국이 조인하고 국제연맹이 무조건 승인했는데 (그것이) 왜 90년이 지나 식민지 지배가 되느냐”고 강변했다. 한일병합은 국제연맹이 발족하기 전에 이뤄진 것인데도 역사적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망언을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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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반도의 유사사태로 대규모 난민들이 동해를 거쳐 일본에 상륙할 것에 대비해 치안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최근엔 중국 한국 등의 불법체류자가 무리를 지어 강도짓을 하고 있다”고 이들을 흉악 범죄인으로 몰아세웠다.

그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가부키초(歌舞伎町)는 제3국인이 지배하는 무법지대”라며 “도둑질이나 살인을 하고 있는 녀석들이 100만명 있으며, 이들이 내부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무청 장관으로 재직하던 1995년 10월 “일본은 한반도 식민지 통치기간에 좋은 일도 했다”고 망언했다가 사퇴한 인물로 현재 자민당 내 파벌인 에토가메이파의 회장을 맡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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