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대학가 "여름방학이 괴로워"

  • 입력 2003년 7월 1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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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은 부산지역 대학가는 힘겨운 취업준비와 부족한 아르바이트 자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는 바늘구멍만큼 좁아진 취업문과 경기악화로 인한 아르바이트 자리의 감소가 그대로 반영된 것.

11일 부산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취업을 앞둔 4학년 뿐만 아니라 저학년들까지 자격증 취득 등 각종 취업 관련 강좌에 몰려들고 있다.

동명정보대의 취업 특강에는 328명의 학생들이 신청해 하루 4시간씩 진행되는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1개월 과정의 이 강좌는 정보처리기사 국제무역사 건축기사 자격증 취득과정과 IT 활용능력 과정 등으로 취업을 목전에 둔 고학년 뿐만 아니라 1, 2학년 학생 123명까지 참여했다.

영산대는 국제무역사와 투자상담사 취득을 위한 3주 과정의 방학특강을 개설했는데 수강신청이 쇄도해 수강정원을 급히 늘렸다.

대학 캠퍼스 뿐만 아니라 사설학원도 방학을 이용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곳은 컴퓨터그래픽과 건축CAD 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학원과 영어회화 학원.

이들 학원은 대학의 방학기간에 맞춰 1∼2개월짜리 속성반을 마련했으며 전공을 떠나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대학생들로 만원사례를 이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로 각종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방학동안 학비와 용돈을 벌어보려는 학생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대의 경우 과외를 하겠다고 문화복지과에 신청한 학생들은 3000여명에 이르지만 학부모들의 과외 의뢰는 지난해 하루 평균 10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5명 선에 그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치대나 약대 사범대 학생들에게만 과외의뢰가 몰려 타 학과 학생들이 과외자리를 구하기 더욱 힘든 실정이다.

또 교통량 조사나 각종 시험감독 등 근무시간이 짧고 일당이 4만∼6만원으로 높은 아르바이트는 학교에 접수되자마자 신청자가 50∼60명씩 몰려 몇 시간만에 마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대학가 앞 카페나 음식점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도 줄어 예전에는 항상 자리가 남아있었지만 올 여름방학에는 구인광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P대 2학년 최모씨(20)는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용돈을 스스로 벌어야 하지만 과외자리를 구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라며 “벌이가 좋은 일자리는 경쟁이 치열하고 카페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2500원으로 보수가 낮지만 그나마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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