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는 '한겨울'…27개월만에 최악

  • 입력 2003년 7월 1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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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27개월 만에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어 경기침체→소비와 투자 위축→경기침체 심화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 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0으로 5월의 75보다 더 나빠졌으며 2001년 1·4분기의 61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의 7월 업황전망 BSI도 73으로 지난달의 79를 밑돌았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비관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내수기업의 업황 BSI는 70,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68로 각각 2001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제조업체들은 매출, 생산, 설비투자 등의 기업 활동이 이달에도 계속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증가율 BSI가 5월 79에서 6월 75로, 전망치가 6월 84에서 7월 77로 떨어진 가운데 제품재고수준(BSI 116)과 전망(BSI 113)은 기준치를 크게 웃돌아 매출 부진으로 재고는 더욱 쌓일 것으로 전망됐다.

6월 가동률 BSI(5월 87→6월 83)와 전망 BSI(6월 89→7월 84)도 5월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했으며 설비투자 실행전망 BSI(90)가 기준치를 밑돌아 설비투자가 저조할 것임을 예고했다.

채산성 BSI도 5월 79에서 이달 77로 하락,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도·소매업과 건설업, 숙박업 등 비제조업도 BSI가 67로 나타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의 매출증가율 BSI와 채산성 BSI는 각각 71, 79에 그쳤다.

기업들은 기업 경영의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27.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22.6%), 수출 부진(9.4%), 원자재 가격 상승(7.3%), 경쟁 심화(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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