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전북, 감정의 골 깊어간다

  • 입력 2003년 7월 10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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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강원도와 전라북도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세웅(金世雄) 전북 무주군수 등 무주군민들은 9일 무주를 출발, 강원 춘천을 향하여 도보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2014년 동계올림픽 무주 유치 지원 약속을 강원도가 지키라며 항의 방문길을 떠났으나 이를 바라보는 강원도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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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金洙正·54·강원 강릉시 포남동) 대관령시인문학회장은 "최근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전북 무주사람들이 춘천으로 도보행진을 시작해 강원도민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이대로 갈등이 심화될 경우,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고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원도민의 아픔" 이해해달라

평창군번영회 등 지역 사회단체 임직원과 강원도내 18개 시·군 주민 등 5000여명은 1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에 대한 규탄대회를 연다.

이번 규탄대회에 참가하는 이학봉(李學鳳·37) 평창군 번영회 사무국장은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의 원인이 되는 김운용씨에게 책임을 묻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재추진하자는 것이 주민들의 여론"이라며 "전라북도 도민들은 강원도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유치 신청권을 양보해달라"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도 '호남에도 국가하나 세워라' '불쌍한 감자들' '김운용=민주당=전라도'라는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귀가 이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청와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강원지역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의 사태가 반정권, 반민주당 정서로 흐르는 것에 대해 경계를 나타내고 있다.

▼"전북 유치 약속 지키라"

이에앞서 전북도와 무주군은 강원도가 최근 동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선전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를 다시 추진할 방침을 밝히자 "강원도는 2014년 동계올림픽 전북 유치를 지원하기로 합의한 약속을 지키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김세웅(金世雄)무주군수와 지역 기관장, 주민 등 300여명은 동계 올림픽 무주 유치 당위성을 홍보하고 강원도 측에 항의하기 위해 춘천까지 9일부터 20일간의 도보 행진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 평창과 전북 무주는 작년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 선정을 놓고 팽팽히 맞섰으며, 그해 5월 29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임시총회를 열고 '평창-무주 분산유치'를 '평창 단독유치'로 변경하는 대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신청을 다시 할 경우 우선권을 전북에 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군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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