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미가 쏘면 카사노바 된다

  • 입력 2003년 7월 10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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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미에 쏘이면 바람둥이 된다'

칠레의 이 속담이 과학적 근거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MSNBC 방송은 최근 칠레의 한 대학 연구팀 보고서를 인용, 독거미 독이 '제2의 비아그라'로 남성 발기부전을 해결하는 동시에 남성 정액의 생식능력을 없애 피임기능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칠레 남부 테무코시의 라 프론테라 대학 연구진이 지난 7년동안 독거미 독의 효능을 연구해오던 중 지난해 11월 거미 독에서 일부 성분을 분리해 인체에 투입하면 약한 심장을 강하게 하고 남성 발기부전도 치료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끌어온 페르난도 로메로 연구원은 회견에서 "신물질 성분은 남성 발기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성관계하는 상대 여성을 임신시키지 않는 효능도 `보너스'로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임효과는 조제량에 따라 최대 20분간 지속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연구팀은 칠레정부 등으로부터 97만 달러의 재정지원을 받아 심장박동수 증가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특정 성분을 제거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약 특허를 딸 계획이다.

짝짓기를 한 뒤 상대 수놈을 먹어 치우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독거미는 근육 경련이나 심장박동수 증가, 심지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독 성분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레에서는 바람둥이를 일컬어 "독거미 독을 맞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거미 독과 남성의 정력과는 상관 관계가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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