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발언' 논란]"외교미숙 또 드러내" "美日불신 우려"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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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북핵 당사자간 대화’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의 미숙하고 준비 안 된 ‘아마추어리즘 외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이 단순히 실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수사로 중국과 북한의 입장을 배려한 것인지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며 “대통령은 민감한 외교적 발언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노 대통령의 ‘당사자 대화’ 발언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3국이 다져놓은 다자회담의 근본을 뒤흔들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렵게 회복한 미국과의 공조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비판에 대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내에선 노 대통령의 ‘실언(失言)’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다자 구도 안에서 당사자간 대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노 대통령의 특유의 수사를 외교적 아마추어리즘으로 폄하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외곽 외교자문 그룹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동행기자 간담회에서) 정상회담에서 다자대화에 대한 합의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공개한 것은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며 “잘못하면 (다자대화를 요구해 온) 미국과 일본이 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접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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