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내가 만든 맥주 "캬~ 좋네"…재료-기구 파는 업체생겨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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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맥주의 계절. 차갑게 냉장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요즘은 맥주도 과실주처럼 직접 만들어 먹는 이가 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여름은 맥주의 계절. 차갑게 냉장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요즘은 맥주도 과실주처럼 직접 만들어 먹는 이가 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드디어 해냈습니다. 하고 보니 별거 아니네요.” “살짝 풍기는 와인 맛과 위스키 같은 뒷맛, 풍부한 거품, 아주 만족스러운 맥주입니다.” 포털 인터넷 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맥주 만들기 카페’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들이다. 이 카페는 회원이 7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 만들기(홈 브로어리)가 더 이상 일부 해외 유학파들의 호사가적 취미가 아닌 것이다. 서서히 마니아층을 넓히고 있는 홈 브루어리를 소개한다.》

▽나만의 맥주, 그 풍부한 맛을 찾아=시간과 정성을 들여 맥주를 직접 만들어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 공장 맥주보다 훨씬 맛있기 때문. 효모가 풍부하게 살아 있어 생맥주 본연의 고급스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온갖 맥주를 만들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이력이 붙으면 인삼 생강 커피 체리 초콜릿 등 각종 첨가물을 이용해 지구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나만의 맥주’도 가능하다. 알코올 도수도 조절할 수 있고 만드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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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간단해요=맥주를 만들어본 사람들은 다들 “생각보다 훨씬 쉽다”고 입을 모은다. ‘막걸리처럼 맥주가 쉬는’ 시행착오를 겪은 이들도 물론 있다.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탓이다.

모든 맥주는 기본적으로 △보리맥아 △호프 △효모 △물 △당분 및 기타첨가물로 제조된다. 간단히 표현하면 맥주보리를 정제해 호프와 물을 넣고, 효모를 뿌리고, 당분 및 기타 첨가물을 넣고 숙성시킨 게 맥주.

물론 보리를 선별하는 과정부터 시작하면 대단히 까다롭다. 이 때문에 보통 맥주 양조 전문가가 만든 ‘원액 캔’을 사용한다. 필요한 기구도 세트로 살 수 있어 요즘은 맥주를 만드는 시간은 길어야 한 시간 안팎일 정도다. 어떤 제품은 20분이면 모든 게 끝날 정도로 초(超) 간편 제품도 있다.

보통 발효통에서 일주일, 병에서 일주일 발효한 뒤 마실 수 있다. 지금 시작하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이달 말에는 ‘나만의 맥주’가 탄생한다. 가장 중요한 소독과정을 제대로 지켜내면 큰 무리 없이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사세요=한국은 맥주 만들기에 관해서는 후진국이나 다름없다. 일부 기구는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나 재료(좋은 맥주보리, 호프, 효모, 기타 첨가물 등)는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면서 맥주 만들기 재료와 기구를 파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모두 3곳으로 업체마다 용량이 다르고, 만드는 방식에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대부분 키트에 1회분 재료가 포함돼 있다. 그 뒤부터는 3만원 안팎의 재료만 사면 된다.

1위 업체 미스터비어(www.mrbeer.co.kr)는 미국산 키트를 11만원에 판다. 한국 실정에 맞게 한번에 만들 수 있는 용량을 8L로 정했다. 국내에서 이 시장을 연 업체여서 재료 등이 다른 업체보다는 풍부하다. 미국 미스터비어사의 한국 에이전시다.

메이크비어(www.makebeer.co.kr)는 캐나다산 기본 키트를 14만8000원(10L용)에 팔고 있다. 맥주 기구를 조립하는 게 약간 복잡하나 맥주를 만드는 과정은 분말주스를 타 먹는 것처럼 간단하다. 캐나다 비어머신사의 한국 에이전시다.

굿비어(www.goodbeer.co.kr)는 7만원에 국산 키트를 팔고 있다. 한번에 20L 정도를 만들 수 있다. 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인 바스켓 스타일의 기구를 사용한다. 다른 제품에 비해 약간 복잡하다.


업체마다 단계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음. 국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미스터비어의 '홈비어'키트를 예로 듦.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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