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쌉니다 싸, 골라요 골라"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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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쌉니다. 골라요, 골라.” 재래시장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구성진 소리입니다. 이런 호객(呼客) 소리가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까요?

그랜드마트 인천 계양점이 지난달 말 실제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3일 동안 과일을 전시만 해 놓고 판 후, 다시 같은 매장에서 직원이 적극적으로 소리를 외치며 팔았습니다. 그랬더니 소리를 곁들이며 팔았을 때가 20% 이상 매출이 높게 나왔습니다.

매출 상승효과가 있다는 걸 알아서일까요, 요즘은 대부분의 할인점이 손님을 끌기 위해 판매 직원이 소리를 외칩니다. 판매 사원마다 손님을 끄는 비법도 가지각색입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에서 과일을 담당하는 신범식씨는 손님과 내기를 합니다. 수박이 설익었을 것을 걱정하는 손님에게 “수박을 쪼갠 뒤 잘 익었으면 사 가셔야 합니다”라고 흥정을 벌이는 거죠. 웬만큼 수박에 문제가 없는 한 손님이 수박을 사 간다고 합니다. 두 동강 난 수박은 시식용으로 쓰고요.

멘트는 ‘협박형’보다 ‘유머형’이 효과적입니다.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입니다”보다는 “못생긴 호박이지만 눈길 한번 주세요” 등과 같은 멘트가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하네요. 발음과 발성도 중요합니다. 배에서 소리가 나와야 우렁찬 소리가 될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외쳐도 목이 상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랜드마트는 정확한 발성을 위해 매달 외부강사를 초청해 강의까지 합니다.

상품에 맞는 매장 분위기는 기본이죠. 신세계 이마트는 수박철이 되면 원두막 형태로 판매대를 꾸밉니다. 쩌렁쩌렁 울리는 매미소리나 시원한 물소리 등과 같은 효과음도 곁들여 고객의 눈과 귀를 유혹한다고 하네요.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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