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권희의 월가리포트]"MS社 스톡옵션 포기" 美증시 뜨거운 감자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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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돌면서 7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가 8일엔 약세장을 면치 못하던 뉴욕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기업의 매수합병 소식이었다.

옐로 코프라는 화물운송회사는 경쟁사인 로드웨이를 9억6600만달러에, 데이터 스토리지 메이커인 EMC는 경쟁사 레게이토를 13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또 자동차부품업체 알빈메리토는 덩치가 더 큰 경쟁사인 다나를 손에 넣기 위해 22억달러에 주문을 내놓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업의 매수합병은 흔한 일이며 이번엔 해석법이 더 중요하다. 꿈보다 해몽이랄까. 투자전략가들은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이 그동안 투자처를 놓고 고민해 오다가 시장에선 아직도 비싸다고 하는 주식을 사기로 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주가가 싸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다른 투자자들도 주식투자를 재개할 시점이라는 해석이다. 이들은 특히 EMC가 상당한 프리미엄을 붙였고 알빈메리토 역시 다나의 주가에 25%를 얹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스닥 주가지수가 1,746.46까지 올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간 하락세에 ‘뜨거운 맛’을 본 일부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증시 주변에선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7일 장세를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거액(루머로는 100억달러) 배당설에 대해 MS측은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8일 MS의 발표는 그동안 종업원들을 포상하기 위해 실시해온 스톡옵션제도를 없애고 대신 주식을 직접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스톡옵션이 기업 재무제표 상에 비용으로 계상되지 않아 순익이 부풀려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주식을 직접 나눠주게 되면 기업은 종업원 복지를 위해 배당에 신경을 더 쓰게 될 것으로 증시 주변에선 전망하고 있다.

스톡옵션 문제는 작년 미국의 일부 대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이 잇따라 터질 때 학계 등에서도 집중 거론했었다. 일부 기업들은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하더라도 이를 비용으로 계상하겠다는 등 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MS와 함께 스톡옵션을 많이 주고 있는 인텔사는 “최근 주주총회에 앞서 이 문제를 검토했으나 변경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CNN 머니는 소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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