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전남]核폐기장 유치신청…예상후보 8개시군 표정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10분


코멘트
《9일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유치 신청 마감일(15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예상 후보 지역마다 지역발전과 환경파괴를 놓고 찬반 논쟁이 격렬해지고 폭력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해당 자치단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 군산시와 고창 부안군, 전남 영광 장흥군, 경북 울진 영덕군, 강원 삼척시 등 예상 후보지역 8개 시군 가운데 현재까지는 군산시가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부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척시가 석탄 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침체된 지역 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고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 들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과 장흥은 자치단체장이 관리시설 유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지방의회와 주민들도 시설 유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신청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광과 울진, 고창, 부안 등은 단체장과 지방의회, 지역 시민환경단체 및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는 등 신청 마감을 앞두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을 유치하는 자치단체에 △양성자가속기 시설(1600억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300억원) △테크노 파크(800억원) △배후 주거단지(1100억원) △관광 레저단지(1500억원) 등을 위해 앞으로 20년간 2조원의 지역개발자금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15일 마감 결과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유치를 신청한 자치단체가 단수일 경우 신청한 자치단체가 자동적으로 시설부지로 확정되고, 복수일 경우 ‘부지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부지가 선정된다.

유치를 신청한 자치단체가 하나도 없을 경우 △유권자 5% 이상의 유치 청원지역 △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 회부를 희망하는 지역 △지방의회가 유치를 결의한 지역 등을 대상으로 7월말 주민투표를 실시, 과반수 이상 찬성지역이 최종부지로 선정된다.

▽군산시=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시 집행부와 의회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자치단체장에 의한 자율 유치 신청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군산시는 새만금 방조제로 연결되는 신시도를 후보지로 내세우고 지난달 제일 먼저 지질 조사를 한데 이어 예비 후보지인 인근 비안도에 대한 지질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시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시의회 임시회에 폐기물 관리시설 유치 신청 동의안을 상정할 방침이며, 정원 26명의 시의회도 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이 시설 유치에 찬성하고 있어 동의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핵폐기장 유치 반대 범시민 대책위’는 “후보지인 신시도는 새만금 사업지구의 ‘배꼽’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새만금 사업이 완공되기도 전에 이곳에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면 고군산 관광단지, 첨단 농업단지, 새만금 신항 등이 물 건너 가게 될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 군산시는 유치를 찬성하는 시민 서명 운동으로 맞서고 있다.

▽영광군=찬성과 반대측 주민과 종교계, 공무원들 간에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등 갈등이 깊어 신청 마감 후에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15일까지 반대 집회를 계속할 예정인 반면 찬성측은 영광군에 유치 청원서를 제출한 뒤 수용되지 않을 경우 군민 명의로 산업자원부에 유치 신청을 할 계획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핵폐기장 반대 영광군민비상대책위는 10일 오전 10시 영광읍 백학로에서 영광지역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단체와 주민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치 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광군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위원회는 이번 주에 영광군 유권자 5만2000여명 가운데 62%인 3만2000여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군과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김봉열(金奉烈) 영광군수는 “전체 주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지난달 영광원전을 방문한 산업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도 거부하는등 일단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또 영광군청 공무원직장협의회가 7일 방사성폐기물 시설 유치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영광군이 자발적으로 유치를 신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창 부안=고창은 당초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돼 군민들 사이에 격렬한 찬반 논쟁이 있었으나 군수와 군의회가 유치 신청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자율적으로 신청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다.

찬성측은 “산업자원부의 결정대로 자치단체장이 신청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에게 직접 의사를 물어 보는 주민 투표 방식으로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측은 ‘설사 주민 투표를 한다 해도 반대표가 압도적일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부안은 위도면 주민과 일부 군의원 등을 중심으로 유치 움직임이 있으나 다른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는 못하고 있고 군청측도 유치 신청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군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영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