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고가 폐쇄뒤 체증 강남북차이 커져

  • 입력 2003년 7월 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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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고가도로가 1일 폐쇄된 이후 동북부지역의 정체구간(시속 10km 이하)이 강남의 2∼3배에 이르는 등 ‘도로 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서울시내 차량의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22.2km로 철거 전인 지난달 30일(19.6km)보다 다소 빨라졌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강북 노원 도봉구에서 도심으로 진입하거나 우회하는 도로의 속도는 18.8km로 시내 전체 및 도심 평균(20.2km)에 못 미친다. 강남구와 서초구에서의 출근길 통행속도는 31.7km로 서울 평균보다 훨씬 빠르다.

강남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8개 도로와 3개의 남산터널 가운데 가장 막히는 곳은 강남대로(19.1km)와 소월길(19.7km)이지만 이는 동북부에서 가장 빠른 망우로(20.6km) 월계로(20km)와 비슷하다.

남산1호 터널과 남산3호 터널은 차량 속도가 각각 62km와 63.8km에 이른다. 한남로(45.7km), 남산2호 터널(49.9km), 소파길(36.3km)도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도시고속도로(평균속도 30.6km)에 비해 소통이 원활하다.

도로에서 정체 구간이 차지하는 비율도 동북부지역이 강남보다 훨씬 높다.

9일 오전 강남 도로 중 정체구간은 7.7%였지만 동북부지역은 17.7%나 됐다.

이는 강남의 경우 1970년대 개발될 때부터 체계적으로 도시계획을 세워 도로가 넓고 도심으로 이어지는 우회도로가 많은 반면 동북부지역은 지형 특성상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가 적기 때문.

청계고가 철거 뒤 예상과 달리 ‘부자동네’인 강남과 서초지역의 자동차 이용 감소폭이 동북부지역보다 큰 것도 출근길 교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 오전 강남→도심 방향의 자동차 통행량은 하루 전보다 5%, 2주 전인 6월 25일보다 3.4% 줄었다. 반면 동북부지역에서는 각각 2.9%와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서울시 음성직(陰盛稷) 대중교통개선정책보좌관은 “서울의 경우 교통량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승용차가 조금만 늘거나 줄어도 혼잡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市 혼잡특별관리구역 검토▼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에 따른 도심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대책으로 ‘교통 혼잡 특별관리구역’을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간대별 평균속도가 하루 3회 이상 시속 10km 미만인 상태가 지속되는 곳 또는 인접한 도로의 전체 교통량 중 혼잡시간대에 해당구역 및 시설물로 유출입하는 교통량이 15%(시설물은 10%) 이상인 구역을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혼잡통행료 부과 △교통유발부담금 인상 △교통영향평가 재실시 △주차 부제 실시 △일방통행제 시행 등의 교통수요 억제책이 시행된다.

시는 지난해 7월 대형 쇼핑센터가 몰려있는 동대문과 강남구 삼성동 일대 등을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청계천 복원공사와 시민의 반발 때문에 시행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먼저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노력하고 그래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추진할 중장기 대책”이라며 “대상지와 세부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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