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누구의 책임인가?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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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불리한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를 마치고 6일 입국한 김운용 위원이 처음 내놓은 말이다.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임한 김위원은 “평생 한국의 국위선양을 위해 힘써온 사람을 두고 올림픽 유치가 실패했다고 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 스포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온 사람에게 괜히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IOC 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사람이 이후 이에 대해 ‘나라를 위해서, 주위 사람의 권유가 있어서’ 라는 핑계로 선거에 출마 부위원장에 당선이 되었다.

부위원장 출마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는 것은 그가 그 동안 해왔던 일이 과연 국가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개인의 영달만을 위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부분.

그리고 최근 보도에 의하면 김위원이 몇몇 IOC 위원들에게 평창을 찍지 말라고 말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만약 이 일로 인해 올림픽 유치가 실패했다면 이것은 어떠한 해명으로도 용서될 수 없는 매국 행위와 같은 것.

그렇다면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걸까?

결국 정부의 무관심과 김운용 위원의 독주 체제가 만들어 놓은 산물이다.

서울 올림픽 전 82년에는 체육부로 당당히 이름을 내 걸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문화관광부 산하의 1개 체육국으로 전락한 것이 우리나라 스포츠 행정의 현주소.

밖으로는 스포츠 선진국이다, 월드컵 4강 신화라며 떠들어댔지만 중요한 스포츠 행정은 바닥을 기고 있었던 것.

그러면서 김위원은 10년 동안이나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중요 보직을 꿰차고 있었으니 그 속은 얼마나 썩어 들어갔는지 모를 일이다.

어찌 보면 스포츠를 보고 즐기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홀대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한 사항을 누구 한 사람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도 우습긴 하다.

한국 스포츠도 과감한 개혁을 통해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중환자가 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국 이번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는 정부와 김위원은 물론 이에 무관심 했던 모든 이들이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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