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창들 “세계 관객 몰러 나간다”

  • 입력 2003년 7월 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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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파리 관객들이 어설프지만 ‘얼∼쑤’ 하고 추임새를 넣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고 지구촌이 판소리로도 하나가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조통달)

“외국인들은 판소리를 일종의 ‘모노드라마’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극적인 감정은 곧잘 받아들이지요.”(김일구)

전통예술 ‘판소리 완창 다섯 마당’이 올 여름 개최되는 세계적인 공연 축제인 미국 링컨센터 페스티벌과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됐다. 이 무대에는 한국을 대표해 김일구(적벽가) 조통달(수궁가) 김수연(흥보가) 안숙선(춘향가) 김영자(심청가) 등 다섯 명창이 선다. 링컨센터 페스티벌의 경우 16일부터 20일까지 뉴욕 맨해튼 존 제이 칼리지 극장에서,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는 8월14일부터 18일까지 레이드 콘서트 홀에서 매일 ‘판소리 완창’이 이어진다.


특히 에딘버러 축제에서는 13일 이들 명창과 고수들이 가야금, 대금, 장고 등을 연주하며 산조와 시나위를 연주하는 ‘한국전통음악’ 공연도 마련된다.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한국 예술인이 ‘프린지(fringe·참가 단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공연)’가 아닌 공식 초청작으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다섯 명창은 지난해 가을 프랑스 파리 가을 축제에서 판소리 다섯 마당을 완창했다. 당시 공연이 관객과 축제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덕에 이번 축제에 초청된 것.

공연은 외국인들도 이해할 수 있게 영어 자막을 넣어 진행된다. 기획을 맡은 ‘난장컬처스’는 “1년에 걸친 작업을 통해 해학적인 표현에 근접하게 번역했다”고 밝혔다.

큰 규모의 국제 축제인 만큼 출연자들의 기대도 크다. 김수연 명창은 “지난해 파리 공연에서 김일구 명창의 ‘적벽가’를 관객과 함께 봤는데, 당시 관객들이 공연에 빠져드는 모습은 국내 어느 공연보다 감동적 이었다”며 ‘감동 재현’을 기대했다.

안숙선 명창은 “몇 시간을 계속하는 판소리 완창은 국내에서도 자주 하기 힘든 공연이고, 실제로 ‘생사’를 걸 정도로 힘이 많이 드는 공연”이라며 “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불러 1회용 음악에 빠지기 쉬운 세태에서 우리 음악의 철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명창은 “판소리가 어려워 보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문학적, 극적으로 표현한 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흥행물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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