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자씨-서경석목사 등 입양인센터 ‘뿌리의 집’ 개원

  • 입력 2003년 7월 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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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문을 연 해외 입양자를 위한 비영리민간단체 ‘뿌리의 집’ 개원식. 왼쪽부터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김길자 경인여대 설립자, 장만순 전 제네바 대사.-권주훈기자
7일 문을 연 해외 입양자를 위한 비영리민간단체 ‘뿌리의 집’ 개원식. 왼쪽부터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김길자 경인여대 설립자, 장만순 전 제네바 대사.-권주훈기자
“모국을 찾는 한국인 해외 입양자들이 고국의 ‘정’을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한국인 해외 입양자를 위한 비영리 민간단체 ‘뿌리의 집(KOROOT)’이 7일 개원했다. 이 단체의 공동대표 김길자(金吉子) 전 경인여대 학장은 “여러 사람의 뜻이 통해 오늘 오랜 꿈을 이루는 첫 발을 내디뎠다”며 흐뭇해했다.

김 대표가 해외 입양자를 위한 센터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1997년. 서경석(徐京錫) 목사 등과 함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에서 활동하던 그는 교포 사회가 입양자들을 잘 포용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민족의 범주 안에 입양자들도 포함시켜 돌봐 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북유럽에서 많은 한국인 입양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서 목사가 재작년부터 그를 독려하면서 일은 빠르게 진척됐다. 김씨가 살던 옛집을 입양자들을 위한 숙소로 만들고 장만순(張萬淳) 전 제네바 대사를 비롯, 100여명의 후원자를 확보한 것.

올 3월에는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1억2000여만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의 23명이 머물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로 개조했다. 여러 기업체에서 컴퓨터, 옷장 등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공동대표 서 목사는 “아무 인연도, 아는 사람도 없이 한국을 찾아왔다가 외롭게 돌아가는 해외 입양자들이 1년에 2000∼3000명”이라며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면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해외 입양자들이 한국에서의 체험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큰 자원이 될 것”이라며 “이들을 위해 명사들의 주말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김 대표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센터 설립에 큰 힘이 됐다”며 “이들의 친구가 되어 줄 가이드, 입양자 출신 프로그램 담당자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의 손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날 ‘뿌리의 집’을 방문한 한국인 입양자 출신 워싱턴 주 상원의원 신호범(Paull Shin) 박사는 “한국에 이런 공간이 생기다니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한국에도 우리들을 사랑해 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해외 입양자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뿌리의 집 02-3210-2451, 홈페이지 주소 www.koroot.org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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