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기업]자동차램프 국내1위 삼립전기

  • 입력 2003년 7월 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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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램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대구 삼립전기 공장에서 여직원이 자동차램프를 조립하고 있다. 최호원기자
국내 자동차램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대구 삼립전기 공장에서 여직원이 자동차램프를 조립하고 있다. 최호원기자
3일 오후 3시경 대구 북구에 있는 자동차램프 생산업체 삼립전기의 주차장은 대형 컨테이너 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장에서 쏟아져 나온 제품 상자가 계속해서 트럭에 실리는 가운데 한쪽에는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들여온 대형 기계들이 비닐에 싸인 채 놓여 있었다.

삼립전기는 국내 자동차램프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로 중견 자동차부품회사인 삼립산업의 계열사다.

완성차업계의 잦은 파업 속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이 회사의 생산라인은 지금처럼 쉴 틈이 없었다.

“최근 해외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어요. 게다가 램프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에서도 접촉사고나 고장 등으로 수요가 끊이질 않잖아요.”

생산팀 이재득(李在得) 차장은 자랑은 아니라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벽마다 붙은 그래픽 자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산1팀 불량품 ○○개, 생산2팀 불량품 ○○개, 생산 과정 중 불량률 A과정 ○○%, B과정 ○○%.’

이 차장이 말했다.

“이런 점검 덕분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7년 연속 QSTP상(최우수 협력사상)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면 불량률도 세계 최저 수준이에요.”

GM의 전세계 협력업체는 3만여 곳. 품질(Q) 서비스(S) 기술(T) 가격(P) 등을 종합평가한 QSTP상은 180여개 업체만이 받을 수 있다는 것.

공장 안에 들어서자 수많은 형광등 불빛 아래 삼립전기의 품질 경쟁력이 환하게 드러났다.

도장(塗裝) 과정에 들어가기 전의 부품은 청정룸 안에서 먼지가 말끔히 제거됐다.

청정룸과 도장 과정을 거친 부품은 다시 여직원들의 손에 넘어가 형광등 아래서 꼼꼼히 조립되고 있었다.

“요즘은 ‘감성 품질’ 시대잖아요. 작은 티끌이나 뒤틀림이 있으면 외관 경쟁력에서 뒤지게 됩니다.” 양상관리팀 이재훈(李宰勳) 과장이 완성된 램프를 형광등에 비춰보며 말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램프 회사인 독일 헬라사(社)의 전략적 제휴 제의, GM의 신차 개발계획 동참 요청 등이 이어지면서 모기업 삼립산업은 올해 매출목표액을 2650억원으로 잡았다. 삼립전기는 최근 자동차의 운전 방향에 따라 조명 방향이 바뀌는 첨단 인공지능 램프까지 개발해냈다.

“이제 자리를 잡았네요.” 기자의 말에 공태동(孔泰棟) 차장은 뜻밖에 손을 내저었다.

“매월 초 사장님이 직접 참여하시는 ‘워스트(Worst) 부품 10’ 행사 때만 되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만든 불량품을 직접 보고 만져보면 자만할 수 없습니다.”

삼립전기 정관우(鄭관愚) 대표이사 전무는 “원리 원칙에 따라 현장에서 현물을 보고 현상을 진단한다는 ‘2원(原)3현(現)’ 정신이 우리 회사의 힘”이라고 말했다.

대구=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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