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독자적 아이디어 공사 건설비 1조2000억원 줄였다

  •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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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제공항 건설을 맡은 회사 사장이 정부 방침에 맞서 독자적인 아이디어로 공사를 추진해 건설비를 계획보다 1180억엔(약 1조1800억원)이나 절약해 화제다.

아이치(愛知)현 앞바다 인공섬에 2005년 초 완공되는 중부공항을 건설하고 있는 중부국제공항주식회사의 히라노 유키히사(平野辛久) 사장은 정부가 제시한 설계를 변경해 공기를 단축하고 경비를 대폭 삭감하는 방법으로 당초 책정된 건설비 7680억엔을 약 15%나 절감해 6500억엔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비용절감은 무리”라고 주장해 온 정부 관계자들은 머쓱해지고 말았다.

아사히신문은 5일 1면 머리기사로 이 사례를 소개하면서 “도요타(豊田)정신이 관료주의를 이겼다”며 예산에 무신경한 공공사업의 기존 틀을 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요타자동차 계열사 사장 출신인 히라노 사장은 날개를 접은 학 모양이었던 애초의 여객 터미널 설계를 보고 “도대체 여객 터미널을 하늘에서 감상할 사람이 몇이나 된단 말이냐”며 직선 형태로 과감히 바꿈으로써 부품을 규격화해 대량공급하고 공기도 대폭 단축한 것. 주차장도 계획의 절반만 우선 짓고 방식도 손쉬운 철골 구조로 바꾸었다. 연료탱크도 8기 중 우선 5기만 짓기로 했다. 필요한 부품은 그때그때 조달한다는 도요타자동차의 유명한 재고관리시스템인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방식을 원용한 것이다.

히라노 사장은 자재비와 인건비도 미국과 일본의 자문회사에 맡겨 철저히 조사시킨 다음 불황으로 인한 가격인하 요소를 건설 예산에 철저히 반영하도록 해 예산 삭감에 성공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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