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유치방해' 논란]"불리한 발언 한마디도 안했다"

  •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45분


코멘트
민주당 김운용(金雲龍) 의원은 6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불리한 발언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직접 듣고 하는 말이냐. 내가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증거를 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때까지 부위원장 출마를 생각하지도 않았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고 며 IOC 부위원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배경을 길게 설명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등 IOC 내부 인사들이 부위원장 출마를 권유했으며, 특히 이번에 부위원장이 되면 순번에 따라 2007년에 수석부위원장이 되는데 그해에 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평창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부위원장선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부위원장 출마가 평창 유치에 피해를 줬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며 IOC 안에서 그런 얘기(불출마 선언)를 하면 나를 추종하는 위원들이 떨어져 나가 결과적으로 더 도움이 안 됐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 의원측은 이날 민주당 기자실에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평창이 선전한 것은 김 의원의 숨은 공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의 4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스위스 르 템프지 기사 사본을 돌렸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동행 인사들 엇갈린 증언▼

체코 프라하에 갔던 국회 평창유치특위 의원들의 증언이 소속 정당에 따라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관계자가 “김운용 의원이 (유치에) 방해가 됐다”고 증언해 책임론 공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대체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운용 책임론’에 무게를 두는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황상 오해 가능성’을 지적하며 김 의원 편을 들고 있다.

그러나 평창 유치에 관여했던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 의원은 국내 언론과의 현지 기자회견에서 부위원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서도 IOC 위원들에게 계속 (부위원장 선출) 지지를 얘기하고 다녔다”며 “사퇴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 사람(김 의원)은 계속 IOC 부위원장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최돈웅(崔燉雄) 의원은 “김 의원의 IOC 부위원장 출마와 평창 유치 가능성의 관계를 보도한 현지 영자신문이 대회장에 뿌려지는 걸 우리측이 제지했다”고 말했다.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현지에 가 보니 김 의원이 부위원장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심지어 출마신청을 했다는 얘기도 나와 특위 위원들간에 평창 유치에만 전력투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운동을 벌였다는 근거가 없다”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김 의원에게 IOC 부위원장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안하더라. 그러나 김용학(金龍學) 의원이 김운용 의원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는 있어도 김운용 의원이 유치 반대 운동을 벌였다고 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현지 신문에서 평창이 김운용 의원 때문에 20표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해 대표단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한시 바삐 진위를 가려야 하고 예전에도 김운용 의원은 국익과 동떨어진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갈 수 없다는 데 지도부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우선 국회 유치특위와 상임위(문광위, 행자위) 차원에서 진상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