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법무, “150억 수수의혹 진상 밝혀야”

  • 입력 2003년 7월 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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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은 4일 검찰에 대한 외부감찰실시에 대해 “내부 감찰도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인천지검 방문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부감찰은 법조개혁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아직 구체적 내용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노조의 불법 파업과 관련해 “불법 노사분규뿐만 아니라 모든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선 법을 엄격히 적용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다만, 대화와 타협은 있는 것이며 공권력 행사의 범위와 수준에 대해 사안에 따라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송금 특검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150억원 수수의혹과 관련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검찰에 수사가 맡겨진다면 철저히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취임 4개월째를 맞은 강 장관은 지난달 30일 전국 1400여 검사 전원에게 검찰전용통신망을 통해 검찰에 대해 달라진 자신의 시각을 담은 e메일을 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녕하셨어요. 법무부에 있는 강금실입니다”로 시작된 편지는 사신(私信)을 전제로 검찰에 대한 생각을 풀었다.

강 장관은 “법무부에서 일하시는 검사들과 점심을 먹다가 내가 이 사람들을 사랑하는구나, 이 사람들이 나였으면 좋겠다고 하는 소망 같은 것을 느꼈다”고 썼다.

강 장관은 이어 “검사라는 직업은 그 순결성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형태가 아닐까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여러분의 순결성을 지켜주기 위해 헌신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검사를 깨끗하고 아름답고, 햇빛 속에서 순식간에 몸을 흔적 없이 녹여낼 수 있는 ‘눈사람’에 비유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이야기가 제 느낌대로 흐르다 보니 너무 튀고 당혹스럽지 않을까 모르겠다”며 “요즘 내게 행복감을 주는 유일한 기쁨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인데, 그 안에 대부분 여러분들이 있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편지의 서명은 ‘6.30 밤 강금실 드림’이었다.

강 장관의 메일에 대해 서울의 검사는 “강 장관의 감정어린 글을 읽으면서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검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셨다니 반가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에 있는 한 부장 검사는 “검찰에 대한 배려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이런 식의 감정노출은 다음 순간 장관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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