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上으로 길 떠난 ‘세계의 나그네’

  • 입력 2003년 7월 4일 0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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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숨을 거둔 김찬삼(金燦三·77) 전 세종대 교수는 원로여행가로 유명한 인물.

1926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사대 지리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6·25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58년 처음 세계여행에 나선 이래 평생 세 차례 세계일주 여행을 했으며 20여 차례나 각국 테마여행을 다녀왔다.

숙명여고 교사와 세종대의 전신인 수도여자사범대 교수로 지내는 틈틈이 시간을 내 30여년간 160여개 나라, 1000여개 도시를 방문했다. 거리로 따지면 지구를 32바퀴 돈 셈이고 여행에 투자한 시간만 꼬박 14년이다.

해외여행이 쉽지 않던 시절 선구자로서 세계여행을 한 김씨는 ‘세계일주 무전여행기’ ‘끝없는 여로’ ‘목숨을 건 세계여행’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92년에는 66세의 나이로 실크로드∼서남아시아∼유럽을 잇는 7만3000km 대장정에 올랐으나 불의의 열차 사고로 머리를 다친 뒤 언어장애가 생겨 은둔의 말년을 보냈다.

2001년에는 인천 영종도에 6000여평의 터를 마련해 ‘여행도서관’을 열기도 했으며 이곳에는 그가 일생 동안 모은 여행 가이드북 및 여행 관련서 1800여권과 화보집 200여권 등 2000여권의 책이 비치돼 있다.

고인은 또 배낭여행객을 위한 유스호스텔과 여행캠프장도 추가로 지을 생각이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한국지리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새서울로타리상을 수상했다.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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