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삼바 가슴 노출 NO!" 한때 선정성 논란

  • 입력 2003년 7월 3일 20시 47분


코멘트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야외 삼바 공연을 앞두고 여성 공연자가 가슴을 얼만큼 노출할 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야외에서 벌어질 ‘리오 삼바 페스티벌’은 4일부터 9월 14일까지 73일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릴 예정. 브라질의 삼바 공연 팀인 ‘아꾸아렐라 브라질레이나’가 출연, 매일 두 차례씩 4분의 2박자 리듬의 정열적인 춤을 선보인다.

문제는 삼바 춤을 여성들의 신체노출. 대개 가슴을 거의 대부분 노출하고 엉덩이도 아슬아슬하게 가린채 온몸을 흔들어대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선정적으로 비칠수도 있기 때문. 그동안 국내에서 삼바가 몇차례 공연된 적이 있지만 실내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 공연을 준비하던 과학공원 축제이벤트 팀원들이 무용단의 공연테이프를 보다 “댄서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낸 채 공연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과학공원 일부 간부진 사이에서도 “공연 대상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완전노출은 곤란하다. 브레지어가 있는 옷을 입도록 해 노출을 완전히 가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일부 공연준비 팀원들은 “삼바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 예술”이라며 “가슴을 가리는 식으로 변형을 꾀한다면 ‘문화의 원형 훼손’이다”는 의견을 냈다. 또 “입맛에 맞는 문화만 접하겠다면,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삼바는 육체의 흔들림에서 에너지를 만끽하는 것이 핵심인데 브래지어를 착용토록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반박도 나왔다.

과학공원 측은 일단 심한 노출은 곤란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지난달 30일 브라질의 삼바 무용단에 긴급 e메일을 보내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무용단 측은 처음에는 난감해 했지만 곧바로 제안을 수용, 일본 고베 지진 재건 공연 때 입었던 노출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삼바 복을 준비하겠다고 전해왔다.

엑스포과학공원 이강로(李剛魯) 사장은 “현재 가슴이 파진 수영복 수준의 노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며 “리허설을 보고 노출 허용 정도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