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쉽지만 장하다, 강원도 평창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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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의 체육인들은 한국의 작은 산골마을 평창을 기억하게 됐다. 비록 2010 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평창은 아시아 겨울스포츠의 파라다이스로, 한국의 숨은 보석으로 지구촌 스포츠 지도 위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렸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투표에서 단 3표 차로 캐나다 밴쿠버에 개최도시의 영예를 놓친 것이 애석하나, 평창은 결코 패배한 것이 아니다. 평양과 이름까지 헷갈릴 정도로 낮았던 지명도를 그 짧은 기간에 세계에 각인시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동계올림픽을 충분히 치를 수 있다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만 해도 얼마나 값진 성과인가.

3년 전 올림픽 유치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오늘날 강원도가 이처럼 선전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밴쿠버 잘츠부르크 등 세계적 스키 휴양도시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룬 강원도의 저력은 치하할 만하다. 공감하는 목표가 정해졌을 때 우리 국민이 얼마나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다.

그러나 이번 과정을 통해 북핵과 대치한 한반도 상황이 세계인의 눈에 얼마나 불안하게 비치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창은 ‘평화 올림픽’을 내걸고 올림픽정신을 통한 남북한 화해와 평화 추구를 강조했으나 일부 IOC위원들로부터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치기간 중 유관 기구간에 보인 불협화음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평창은 분루를 씻고 2014년 동계올림픽을 향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유치과정을 통해 높아진 평창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겨울스포츠 인프라를 마련하고 다시 한번 유치전에 도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다. ‘2014 평창’의 가능성을 연 유치실무단, 최선을 다한 강원도민 평창군민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내며 4년 뒤 평창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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