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투표에서 단 3표 차로 캐나다 밴쿠버에 개최도시의 영예를 놓친 것이 애석하나, 평창은 결코 패배한 것이 아니다. 평양과 이름까지 헷갈릴 정도로 낮았던 지명도를 그 짧은 기간에 세계에 각인시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동계올림픽을 충분히 치를 수 있다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만 해도 얼마나 값진 성과인가.
3년 전 올림픽 유치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오늘날 강원도가 이처럼 선전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밴쿠버 잘츠부르크 등 세계적 스키 휴양도시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룬 강원도의 저력은 치하할 만하다. 공감하는 목표가 정해졌을 때 우리 국민이 얼마나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다.
그러나 이번 과정을 통해 북핵과 대치한 한반도 상황이 세계인의 눈에 얼마나 불안하게 비치고 있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창은 ‘평화 올림픽’을 내걸고 올림픽정신을 통한 남북한 화해와 평화 추구를 강조했으나 일부 IOC위원들로부터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치기간 중 유관 기구간에 보인 불협화음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평창은 분루를 씻고 2014년 동계올림픽을 향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유치과정을 통해 높아진 평창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더 좋은 겨울스포츠 인프라를 마련하고 다시 한번 유치전에 도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다. ‘2014 평창’의 가능성을 연 유치실무단, 최선을 다한 강원도민 평창군민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박수를 보내며 4년 뒤 평창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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