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카레이서 슈마허가 세계올스타 자선경기 초청출전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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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축구선수로 뛰어봐?’

호나우두 지단 피구 등 세계 스타들이 총출동한 축구경기에서 ‘자동차경주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34·독일)가 깜짝 기량을 선보여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슈마허는 3일 포르투갈 베사스타디움에서 열린 피구재단 올스타팀과 유니세프 올스타팀간의 세계 올스타 자선경기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자동차경주 선수가 축구 그라운드에 나선 것도 예삿일이 아니지만 더욱 놀랄 일은 그의 기량. 슈마허는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을 주도하며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m74, 75kg의 그리 크지 않은 체구인데도 전반 오른발 강슛을 날리기도 했고 후반엔 송곳 같은 스루패스를 연이어 찔러 주는 등 관중들의 입이 벌어지게 만들었다.

5-5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날 경기는 승패와 상관없이 관중을 즐겁게 해주는 이벤트.‘깜짝 초청 인물’인 슈마허에게 일부러 찬스를 만들어 주는 등 ‘배려’가 뒤따르기도 했지만 세계 축구계의 내로라하는 스타들 속에서 슈마허의 활약상은 예상 밖의 일이다.

물론 축구 기술로 따지면 슈마허는 스타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만 체력이나 순간 판단능력에서만큼은 축구스타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파리 ‘스포츠생명의학연구소(IBSV)에 따르면 시속 300km이상으로 2시간 가까이 질주하는 포뮬라원(F1) 경기에 요구되는 체력은 전문 마라토너가 20km 이상을 달릴 때와 같다. 체중 70kg의 프로테니스 선수가 2시간 경기를 치르고 나면 2kg나 체중이 빠지지만 F1선수가 2시간 자동차를 몰면 3kg나 빠진다. 그만큼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는 것.

여기에 순간반응속도는 스포츠 전 종목 중 최상급. 그만큼 움직이는 물체를 잘 판단해야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체력과 순간반응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동차경주 선수들은 하루에 5시간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

F1에서 통산 최다승인 68승을 거둔 슈마허가 축구장에서도 펄펄 날 수 있었던 이유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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