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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기업인 "한국엔 안맞아"…배경 이해없이 도입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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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기업인 "한국엔 안맞아"…배경 이해없이 도입 시기상조

입력 2003-07-03 17:56수정 2009-10-0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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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도입하려는 유럽식 노사관계 모델에 대해 유럽기업인들이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다.

유럽 기업인들은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신임 회장단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 틀 안에서 노사문제를 자율 조정하는 네덜란드식 모델은 사회적으로 타협의 문화가 정착됐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는 아직 타협의 전통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집단욕구 분출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더욱 어렵기 때문에 네덜란드 모델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조지프 데이 신임 EUCCK 부회장(MES컨설팅 사장)은 “한국에서 노사정위원회가 만들어진 지 몇년이 지났지만 집단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합의에 이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외국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에 대한 근본적 이해 없이 제도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마르코스 고메즈 신임 EUCCK 회장(바이엘코리아 사장)은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 1면 머리기사에 실린 파업시위자들의 사진을 치켜들고 “이게 바로 외국에 비친 한국의 현실”이라며 한국의 노사관계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기업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인건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유를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기업은 수익성 있는 성장을 목표로 하며, 수익성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고 말했다.

제롬 스톨 EUCCK 부회장(르노삼성 사장)은 1999년 이후 유럽의 대한(對韓) 직접투자가 계속 줄고 있는 것에 대해 “과거 한국은 내수시장이 크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지만 지금은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바라는 정책의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과 가시성(visibility)에서 한국은 다른 아시아 경쟁국가들과 비교해 현저히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인인 데이 부회장은 “지금 한국의 노사환경은 70년대 영국의 모습과 흡사하다”면서 “영국의 경우 노조에 자신의 불법 행동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짧은 시간 안에 유럽의 ‘문제아’에서 신뢰할 만한 노사관계를 가진 나라로 손꼽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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