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스기 서울재팬클럽이사장, 盧대통령에 편지

  • 입력 2003년 7월 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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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駐韓) 일본 경영인 모임인 서울재팬클럽(SJC) 이사장인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사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은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본보가 3일 입수한 이 편지에서 다카스기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고품질 국가’ 이미지를 심는 한편 강경노조 인상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편지 요지.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노무현대통령에게 드리는 제언 ▼

지난 5년간 한국에서 경영한 경험으로 미뤄볼 때 한국이 동북아 중심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점을 바꿔 긍정적 국가 이미지로 거듭나야 합니다.

먼저 제조업의 개발과 생산이 한국 내에서 함께 이뤄지는 ‘개발과 생산을 일체화한 제조’라는 이미지를 강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중국보다 연구개발(R&D) 능력이 높고 일본보다 생산비가 저렴해 개발과 생산을 모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2001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R&D 투자는 일본의 8%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장기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국민 계몽을 통해 제조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야 합니다.

두 번째로 ‘고품질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은 성수대교가 붕괴되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등 ‘저품질 국가’란 부정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려시대 때 ‘일자삼배’(一字三排·한 글자를 새기고 3번 절을 함) 정신으로 팔만대장경을 만들어 오탈자 없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와 같은 정신을 살려 ‘품질 국가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경노조 이미지를 없애야 합니다.

한국의 ‘재벌’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발전을 가져온 것이 틀림없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못해 불투명한 경영이 되기 쉬웠습니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노사 신뢰를 쌓으면 노사문제가 사라진다고 확신합니다. ‘새로운 한국’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다카스기 노부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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