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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590>反 哺 之 孝(반포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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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흐르는 한자]<590>反 哺 之 孝(반포지효)

입력 2003-07-03 17:26수정 2009-10-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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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哺 之 孝(반포지효)

反-돌이킬 반 哺-먹일 포 葬-장사 장

嫁-시집갈 가 怒-성낼 노 陳-베풀 진

특정 동물이나 나무가 지니는 상징성은 나라마다 다르며 때로 전혀 상반되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龍(용)은 중국 사람들이 제일 신성시하는 동물이지만 서양 사람들은 싫어한다. 새의 경우, 우리는 까마귀를 무척 싫어한다. 이놈은 그 검은 색깔 때문에 惡漢(악한)의 상징으로 여겨져 善良(선량)한 사람을 상징하는 흰색의 白鷺(백로)와 대비되곤 한다. 흰색을 숭상했던 우리네 민족정서에 맞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鳥葬(조장)이 성행했던 인도나 티베트에서는 까마귀가 죽은 이의 영혼을 옮겨주는 신성한 새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까마귀에게 쪼아먹게 하여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도록 했다.

비록 까마귀가 凶鳥(흉조)로 인식되어 있지만 좋은 점도 가지고 있다. 까마귀 새끼는 커서 늙은 어미 까마귀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준다고 하여 孝鳥로 이름 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인지는 모르나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여겼다. 여기서 나온 말이 ‘反哺’, 또는 ‘反哺之孝’다. ‘되먹인다’는 뜻으로 부모의 은혜를 갚는 것을 뜻한다.

삼국시대 蜀漢(촉한)의 李密(이밀)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4살 때 改嫁(개가)하는 바람에 어려서부터 고아 아닌 고아로 자랐다. 게다가 몸도 약하여 아홉 살이 되도록 걷지도 못했다. 불쌍한 李密을 키운 이는 그의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자란 그는 후에 고관까지 지냈다. 그러다 세상이 바뀌어 晉(진)나라가 섰다. 武帝(무제)는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친히 관직을 내렸다. 당연히 응하고 상경할 줄 알았던 그는 李密이 거절하자 이번에는 더 높은 관직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응하지 않자 무제는 激怒(격노)했다. 不事二君(불사이군)의 마음을 품고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秋霜(추상)같은 詔書(조서)가 내리자 李密은 응할 수 없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는데 그것이 유명한 陳情表(진정표)다. 劉備(유비)의 出師表(출사표)가 忠誠(충성)의 상징이라면 그의 陳情表는 孝心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는 陳情表에서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가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까마귀 같은 새도 부모가 늙으면 새끼가 되먹이는 판에 사람이 그렇지 못해서야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表를 읽고 난 武帝는 그의 孝心에 감동하여 노비와 하사품을 내려 할머니를 봉양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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