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대통령 인민재판” KBS 비난 빗발

  • 입력 2003년 7월 3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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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장난인가” “공영방송의 횡포다”

2일 밤 KBS 2TV ‘생방송 시민프로젝트-나와 주세요’가 전두환(全斗煥)씨집 앞에서 'TV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 이 프로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공의 재산인 방송권을 인민재판에 이용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全씨는 1997년 유죄 확정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부과받았으나 314억여원(14.3%)만 내고 나머지 1891억원을 내지 않은 상태다. 반면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경우 추징금 확정액 2628억원 중 2073억원(78%)이 국고로 환수됐다.


'전두환씨 TV출연요구' 현장 동영상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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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당초 이날 11시5분부터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중계차를 보내는 한편 진행자 이소라씨가 직접 전화통화를 시도하는 등 추징금을 내지 않는 이유를 알아볼 계획이었으나 전씨의 답변을 얻어내는 데 끝내 실패했다.

그럼에도 사회자와 패널, 방청객들은 “나와주세요”를 두 번이나 외치며 스튜디오에 마련된 전씨용 빈 좌석을 보여주었다. 또 전씨의 얼굴이 합성된 영화 포스터로 전씨를 희화화하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진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북한식 인민재판인가”▽

KBS 시청자 김영식(edkkk)씨는 “공영방송이 사법당국에서 할 일을 여론몰이식으로 방영한 것은 ‘인민재판’을 연상케 한다.”며 “DJ도 똑같이 불러내어 대북비밀송금 의혹을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영선(dhdusgh)씨는 “다음차례는 정연주 KBS사장”이라면서 “본인은 물론 미국 국적인 두 아들의 군대 면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는지, 가수 유승준의 입국거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두 아들은 입국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비꼬았다.

길종섭, 박찬숙씨 등 실력있는 진행자들이 줄줄이 하차한 직후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시사프로의 진행자로 경험 없는 개그맨, 모델, 미스코리아를 선정한 점에 대한 대한 지적도 있었다.

오승준(bigdeng)씨는 “패널은 국민의 대표자를 의미할 수도 있는데 4명의 패널 중 어찌 연예인이 3명이나 되는가”라고 지적했고 유창식(geld7)씨는 “오락 프로로 만들 뜻이 아니라면 좀더 신중한 패널 선택이 필요했다”며 “개그맨 정씨는 ‘웃깁니다’는 말 이외에는 하지 못하더라”고 자질 문제를 지적했다.

▽ 일부 시청자 “참신했다”▽

그러나 몇몇 시청자들은 첫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진행상의 껄끄러움은 이해해야 한다며 기획의도 자체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시청자(noxer)라는 네티즌은 “첫방송이라 다소 미흡한 점은 있지만 훌륭한 시도였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거액 추징금 미납문제에 대한 전국적 여론 환기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화이팅!(zisook)이라는 네티즌도 “정말 용기있는 프로였다”면서 “시청자들의 편에 서는 신문고 같은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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