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대표 토론회 발언 및 일문일답

  • 입력 2003년 7월 3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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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표 토론회 발언 및 일문일답

-주제: 새로운 시작, 한국 정치를 바꾼다

-사회: 김영일 MBC해설위원

-토론자: 윤덕수 KBS해설위원

이궁 SBS해설위원

정영근 YTN정치부장

이길형 CBS정치부장

<인사말>

-66년부터 정치부 기자로 정치 현장을 가까이와 멀리 안팎에서 지켜봤다. 오늘 나라의 처한 상황이 제 기억엔 기자생활 시작 이래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와있다는 느낌이다. 과거 에도 경제 어려울 때 있었고 IMF 쓰라린 경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 사회, 국가안보, 국정 어느 한구석도 온전한데 없는 것 같다. 지금 경제하는 사람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강남의 기업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지금같은 나라상황이라면 기업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한다. 선거구 호텔 일식당에는 내가 초청한 사람 외에는 식당 전체가 텅비어있는걸 자주 본다. 다행히 어제 신문을 보며 장관같은 사람 하나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법무부장관 어제 참 말 잘한 것 같다. 우리 장관들 이렇게 좀 해줘라. 내 느낌 솔직히 말하면 남자 장관 합친 것보다 법무장관 하나가 더 낫다.

-남북관계는 북핵으로 언제 어떤 일 벌어질지 모를 위험 상황으로 간다. 나라가 이 지경이어서 야당도 뭔가 생각을 새로 해야할 상황이다. 과거처럼 정부 잘못하는 거나 캐고, 자나깨나 정쟁하는 모습의 야당은 안된다. 점수도 못따고 왜 정치하는가. 우리 스스로가 긍정적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야당도 나서서 나라경제 살리고, 사회 질서 바로잡고, 국가안보 야당입장에서 챙기는 정치 모습을 국민이 기다릴 것이다. 내가 당 대표로 지지받아 서게된 것도, 국민의 그런 생각이 당 대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대의원이 선택해준 것이다.

-오늘 실정에서 야당의 역할은 과거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당은 선거에 죽고 산다. 선거가 코앞에 다가와 어려운 나라문제와 어려운 선거, 이 2개를 야당은 함께 챙겨야하는 것도 솔직한 입장이다. 당은 17대 총선 승리에 명운을 걸고 있다. 원내 과반을 획득하든지, 원내 제1당 못지키면 두 번 대선 패배한 당의 운명은 풍전등화의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다. 이는 나, 당, 국가에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당, 정치 바꾸는 것이다. 웬만큼 고쳤구나 할 만큼 뜯어고치겠다. 이렇게 해서 왜 오늘 정치를 하는가, 나라가 이 지경인데 정치인이 뭐했나를 후손에게 남기고 싶은 야당, 정치 해보고 싶다.

<정치분야>

-최대표가 새 살림을 맡았다. 당내 조화 문제. 보도된 대로 임명직은 3,40대 소장파, 지역은 수도권이 특징이다. 대표와 총무가, 경선에서 뽑힌 분들이 너무 나이가 많다. 지역구는 영남 지역에 치우쳤다는 걸 너무 의식해 나이 줄이고 영남 피한 것 아니냐. 너무 의식적인 당직인선 한 게 아니냐. 어제 이취임식에서 노장청(老長靑)의 조화를 강조했다. 당을 꾸려나가는 조화는 좋지만 이럴 경우 최대표 체제의 카리스마와 지도력 발휘 가능한가. 또 중진급과의 이해상충이 벌어질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당은 대표로 나이 많은 사람들이 포진된 것으로 그간 국민이 봐왔다. 그러나 실제로 젊은 분들이 많다. 초재선이 전체의원의 반에 가깝다. 그런데 형님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다보니... 선출직이 60대여서, 임명직은 젊은 사람 포진시켰다. 요즘은 TV시대라서 젊고 멋진 사람이 나와야 인기다. 우리도 도리 없다. 이런 문제가 당 이끄는데 리더십에서, 선배 아우르는데 문제 전혀 없다. 연세 조금 든 사람도 당의 모습 바뀌는 것 대환영이다."

-전당대회 거치면서 단일지도체제지만 원내는 총무가 맡는다. 당 대표의 역할이 뭐라고 보는지. 최대표와 홍총무 체제 놓고 보수와 개혁 조화로 보기도 하고 일각에선 두 사람의 갈등을 얘기하기도 한다.

"당헌이 참 묘하게 돼 있다. 대표 위상은 상당히 높여놨다. 정당사상 23만명이 뽑는 대표 있었나. 옛날 출입기자 때 대의원이 1000명이었다. 그런데 실질적으론 인사도 맘대로 못하고, 돈도 마음대로 못쓰고, 아주 엄격한 장치였다. 당 개혁안 만들 때 국민에게 내세우는 대표는 힘받는 모습 만들되 내부적으로는 당권이 철저한 분산, 이것 잘했다고 본다. 명색이 대표쯤 되면 이런 체제에서도 소리없이 끌고갈 능력이 없으면 대표 못하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야당 끌고 가는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인사는 비서실장, 한사람밖에 없다. 나머지는 운영위에서 호선되는 인사위가 일단 검토를 해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그 안이 운영위 올라가 통과돼야 한다.

홍총무와 얘기하며 보혁이라고 말했는데 조금 이견이 있다. 그간 보수는 개혁이 아니고 진보는 개혁하는 것처럼 돼서 진보와 개혁은 동의어로 통했다. 그러나 개혁은 진보적 개혁과 보수적 개혁도 있다. 이제 보혁구도 지양하고, 보수나 진보냐로 나눠주기 바란다. 홍총무는 오랜 세월 많은 얘기 나누고 생각이 뭔지 얘기 해왔다. 그분의 생각을 완전히 신뢰하고, 그분의 생각이 나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확인해주고 싶다."

-여야 대립의 중심엔 특검법 처리문제가 있다. 대표 수락연설에서처럼 DJ 사법처리 않겠다고 했지만 전반적인 의혹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첫째 추가로 제기된 대북송금의혹 대상의 범위, 둘째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 야당 말했는데, 여야 대치 심화되면 국민이 불만이다. 과거와 다른 해결방안은.

"대북송금 관련, 김대중 대통령 시절 북한에 현금 갖다주고 정상회담 한 것은 불법행위라고 본다. 혈세 같은 돈을 현대에 지원하고 현대는 북에 돈 싸다주고, 남북교류협력법 거치지 않고, 변명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다.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 위에 있는 게 아니고 이런 문제는 밝혀야 한다. 다만 역대 대통령을 거의 다 감옥에 보냈다. 김 전대통령은 연세가 많고 건강이 안좋아 그분을 사법처리해 감옥 보내야 한다고 안본다. 정치인 입장에서의 의견은 김 전대통령 구속은 원하지 않는다. 나라도 나서 국민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정부가, 노 대통령이 의혹이 안밝혀졌는데 특검 연장을 거부한 것은 대통령 스스로 정당성 도덕성 짓밟은 것이다.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대여관계 관련해 추경예산이 국회에 나왔다. 추경예산안 자체가 정당한지 아닌지 적극 심사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추경처럼 민생 현안은 절대 정치적 고리로 삼진 않겠다. 또 여타 안건이라도 그게 우리 경제와 관계 있고 사회의 치안질서 확립에 관련돼 있다면 여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그러나 별개로 특검과 관련해선 넘어가지 않고, 시간 끈다고 해서 자기 맘대로 안 될 것이다. 야당이 왜 있는지를 반드시 보여주겠다."

-노정권 들어 문광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유야무야 됐다. 대통령 탄핵소추도 그렇다. 최대표도 경제살리기에 역행해 장관 해임건의안 내겠다고 했는데 전례로 볼 때 신뢰성이 없는 발언이다. 실행할 수 없으면서 무책임한 발언 아닌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계획인가.

"국정원장은 해임건의안 대상이 아니다. 교육장관은 당시 백번 해임건의안 내야한다고 봤다. 가령 노동장관이 불법 파업이 있을 때 그 파업에 관한 우리 법이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 철학에 안맞을 때, 법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걸 밝히고 법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장관이 불법하면서도 법 고쳐달라고 한적 없다. 나는 만약 어느 장관이든 법에 분명히 규정된 걸 무시하고 불법현장을 방치하는 장관은 다음날 해임건의안 내서 당력을 집중해 통과시킬 것이다. 가령 철도파업 관련해 보도 보니까 법무장관이 단호한 입장을 밝혀 그나마 수습이 됐다. 그 과정에서 노동 장관은 여전히 애매한 소리를 했다. 노동자 입장 취했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법대로 진행되는 모습이어서 문제 안삼지만 일국의 장관이 어떻게 국민편이지 노동자 편이 되나."

-범국민정치개혁 얘기했는데, 그간 정개특위가 없어서 안 이뤄진 게 아니라 당리당략으로 안 된건데, 최대표가 적극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과연 시민단체 학계에서 요구할 때 여당보다 야당이 앞서 내용을 수렴하는 다짐을 할 수 있나. 또 정치개혁 이전에 집권당은 신당 창당에 골몰하고, 1당은 전당대회 진전 없었다. 어제 쇄신모임이 현역이 지구당 위원장 못맡게 했는데, 서서히 당내 개혁파 쇄신파가 물갈이 압박 시도하는 것 아닌가.

"객관적으로 공신력 있고 그만한 사회위상 있는 시민단체로 위원회 만들어지면 위원회 결정 존중할 것이다. 내 소신은 60년대 이후 오늘까지, 앞으로도 화두가 정치개혁이다. 이를 통해 크게 뽑을 만한 게 제일먼저, 대통령 직선제를 만든 것이다. 국민이 직접 뽑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회의원 후원회 제도가 그나마 제도로 정착된 것이다. 셋째는 대권 당권의 분리다. 얼마 전까지 대통령이 집권당 공천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었다. 넷째 개혁은 우파 보수세력이 밀려나고 좌파 진보세력이 들어온 게 엄청난 개혁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개혁은 완전히 실패했다. 일찌감치 결론났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지구당위원장 기득권 관련, 폐지나, 총선 몇 개월전 사퇴도 방안일 수 있으나 좋은 방안이라곤 생각 안한다. 위원장은 지역사회에서 당을 대표하는 리서십, 대변자이기 때문에 없앨 필요 없고, 경선제도로 하게 될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 하도록 제도화했다. 다만 대의원 정할 때 위원장이 기득권 행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1000명을 컴퓨터로 대의원 선정, 지역주민중 1000명을 뽑아 선거하면 될 것이다. 공천제도부터 과감히 개혁할 것이다."

-한라당은 불임정당이 됐다. 대선 패배의 원인은 뭐라고 보나.

"젊은 사람 표 못얻었다고 하는데 97년 김대중과 이회창 대결, 이번 노무현과 이회창 대결때 20,30대 투표율은 오히려 더 낮아졌다. 그쪽 투표율이 높아져 우리가 상처받았다는 것 은 과학적 설명이 안된다. 대선은 너무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당이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했다, 양심적으로 말하면 충청도 못잡아 진 것이다. 우리나라 대선은 호남만, 영남만 갖고 안된다. 만약 행정수도 이전 문제 좀더 지혜롭게 다루고, 자민련 관계 좀더 지혜롭게 했다면 12%가 5% 정도 차이로만 졌으면 이겼을 것이다."

-야당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야당에 대한 시각이 여당 잘못하는 것 반사이익 노리고, 사사건건 시비걸고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지난 선거에선 김대중이 워낙 못하니까 야당으로서 시비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게 지루하다 보니까 부작용이 난 것이다. 지금은 꼭 반성에서라기보다 오늘 나라실정이 너무 어렵다. 이제는 발목 잡는다는 오해 피하고 적극적으로 민생을 살피는데 나서겠다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총선 거치게 되면 내각제 등으로 구조형태 변화가 관심을 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라든가 단임제, 내각제라든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내각제를 선호하지 않겠느냐는 생각 하실 법도 하다. 나는 대권 당권이 분리 안되고 권력집중 계속되면 불가피하게 내각제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 과거에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리된 생각이 있다. 내각제 하려면 정치, 정치인에 대한 국민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싸움질이나 하고 거짓말쟁이라는 얘기가 어느 정도 극복돼야 내각제 가능하다. 그런데 국민은 정치에 대해 부패하고 거짓말 잘하고 무책임, 정쟁 일삼는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내각제 여론조사는 35% 이상 나오는 일이 없다. 그런가 하면 현실적으로 내년 총선 하고나서 2005년 되면 양당에서 차기대권 노리는 사람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그분들이 목소리 커지고 영향력 증대되는 상황이 전개되면 내각제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볼 땐 대통령 임기가 5년으로 되면 다른 선거와 안맞아 해마다 선거 치르는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이회창도 개헌 말했다. 2006년에 가서 대통령 중심제 개헌, 4년 중임제 개헌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나 본다."

-당 개혁, 단합 언급했는데, 지역색 기득권 의존 정치 탈피 가능할지. 해법은.

"일부 의원들이 우리 당 떠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분들 만나서 토론하면서 왜 나가려고 하느냐 물으면 그들 답은 '이제 3김 시대가 끝나고 한국 정치도 지역벽을 깨는 몸부림 시작돼야한다. 우리도 나가서 그 일 시작해야 한다고 봐서, 한나라당이 문제가 있다기 보다 더 적극적 가치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 방향은 맞다. 결국 지역정치 벽을 뚫는건 이념정당의 출현이다. 이는 선진국의 기본이다. 이념정당하기 위해선 한나라당이 정책중심 정당이 돼야 한다. 그러면 이념이 강해져야 한다. 점진적으로 정책정당, 이념정당돼 지역벽 뚫고 궁극적으로 한나라당이 광주, 민주당이 대구 부산에 하는 쪽으로. 그랬더니 그들은 안될줄 알지만 실험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성공하기 바란다고 했다. 3김시대 끝나면 지역정치 극복해야 한다. 우선 우리당은 정책중심 정당하다보면 정강정책이 더 확실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예로 미국정당처럼 낙태 찬성이냐 반대냐 입장을 정할 것이다. 국가보안법 찬성이냐 반대냐가 당의 정강정책이 될 날이 멀지 않다. 지금은 좌우 동거가 불편하지 않게 정강정책이 애매모호하게 돼 있다. 그러다 보면 중도우파, 중도좌파쪽으로 나눠지게 될 것이다. 그게 오기까지는 자연스럽게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당의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

-당장 보완의 방법은.

"제한적으로 비례대표로 하는 방법은 있다. 독일은 비례대표로 함께 출마해 낙선해도 비례대표하게 한다. 콜 수상은 한번도 지역에서 당선된 적이 없다. 비례로 당선돼 국회의원 했다. 그런 식의 방법은 우리도 생각할 수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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