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대표 한양 인수때 금고 대주주에 28억 건네"

  • 입력 2003년 7월 3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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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굿모닝시티의 회사자금 320억여원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된 이 회사 대표 윤창열(尹彰烈·49)씨가 올 1월 중견 건설회사인 ㈜한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S금고 대주주인 P씨에게 ‘수수료’조로 28억원을 건넨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 회사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씨는 한양을 2650억원에 인수하면서 P씨의 도움을 받았으며, 이 대가로 28억원을 건넸다는 것.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이날 윤씨가 P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특히 P씨가 김대중(金大中) 정권 때 건설업계에서 급성장한 인물로 당시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점에 주목, 윤씨가 P씨에게 건넨 돈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 초 건설업계에서는 자본금 20여억원에 불과한 굿모닝시티가 자산규모 2650억원에 달하는 한양을 계약금 180억원만 내고 인수하면서 제3자에게 한양의 부동산을 전매할 수 있는 권리까지 보장받은 것은 특혜라는 주장을 제기했었다.

검찰은 또 윤씨가 한양을 인수한 직후 1390억원 상당의 알짜배기 부동산을 사채업자인 박모씨를 통해 P씨에게 넘겨 거액의 차익을 얻게 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윤씨가 분양대금 3476억원과 금융권 대출액 710억원, 사채 800억원 등으로 조성한 굿모닝시티의 회사 자금 5000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불분명한 1700억여원 중 상당액이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한양을 인수할 때 P씨에게서 수백억원을 빌렸으며 P씨는 S금고를 통해 지난해 12월에만 굿모닝시티 소유 부동산과 어음 등을 담보로 윤씨에게 120억여원을 빌려주는 등 수시로 돈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윤씨는 사업초기부터 고율의 사채를 많이 써서 항상 자금난에 시달렸다”며 “한양을 인수할 당시에도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한 대출과 사채를 이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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