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항암제와 번갈아 투여 새치료법 개발 이석-김동욱교수

  • 입력 2003년 7월 2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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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난치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새 치료법을 개발했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소장 김춘추)의 이석(李碩) 김동욱(金東煜)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특정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복합 항암제와 글리벡을 번갈아 투여해 이전에 20∼30%에 머물렀던 치료율을 79%로 끌어올렸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이 치료한 대상자는 백혈병을 악화시키는 변이 유전자인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발견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성인 백혈병의 20% 정도를 차지하며 이 중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발견되는 경우는 20∼30%다.

연구진은 2001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환자 14명에게 한 달 동안 복합 항암제를 먹이고 다음 한 달 동안 글리벡 100mg짜리를 매일 4∼6알씩 먹였다. 그리고 암세포가 남아 있는 것을 정밀하게 검사하는 방법인 ‘실시간 정량적 중합효소 연쇄반응법(RQ-PCR)’으로 검사한 결과 11명의 혈액 내에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환자 14명 중 12명은 항암제 투여로 혈액 속에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골수 이식을 받았고 이 중 11명은 골수이식을 받은 지 9∼28개월 뒤인 현재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3명은 병이 악화되거나 재발해 숨졌다.

이들 환자에 대한 기존 치료는 한 달 동안 항암제를 쓰고 한 달 쉬는 것을 2, 3차례 되풀이한 뒤 골수를 이식하는 방법이었지만 절반이 항암제 치료 도중 숨졌다. 또 대안으로 글리벡을 복용케 했더니 60%의 환자에게서 일시적 반응이 있었지만 곧 내성이 생기곤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혈액학회의 공식 학술지로 이 분야 최고 권위지인 ‘블러드(Blood)’에 게재된다.

김 교수는 “글리벡의 또 다른 적용 범위가 입증된 만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인정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위장관기저종양(GIST)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에만 글리벡의 건강보험 적용을 인정하고 있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의 경우 일부 환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며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정부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보험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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