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일 용광로 점화 30돌…원가경쟁력 세계 최강 자랑

  • 입력 2003년 7월 2일 17시 54분


코멘트
이원표 포항제철 소장
이원표 포항제철 소장
국내 최초의 일관(종합) 제철소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3일 1기 설비 준공 30주년을 맞는다.

30년 만에 세계 굴지의 철강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는 이날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박태준(朴泰俊) 명예회장과 이구택(李龜澤) 회장, 1기 설비 참여 근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제철소 역사관 개관식을 갖는다.

역사관에는 국내 최초로 용광로에 불을 지핀 화입봉과 부실공사로 폭파시킨 포항 3고로 콘크리트 파편, 초기 근무복 등 철강 생산의 역사를 보여주는 총 600여점의 물품이 전시된다.

한국 중공업 발전의 출발점이 된 포항 1기 설비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제선(製銑)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製鋼), 쇳물을 굳혀 제품을 만드는 압연 등 총 22개 공장으로 구성됐다. 준공 첫해 조강 생산량은 44만9000t. 이후 포항제철소 2∼4기, 광양제철소 1∼4기 설비, 광양 5고로가 증설되면서 포스코 전체의 생산 설비는 2800만t 규모로 커졌다.

포스코는 원가 경쟁력에서도 이미 세계 수준의 철강회사로 꼽히고 있다. 99년 시작한 프로세스혁신(PI) 작업과 최근 실시된 6시그마 운동 등을 통해 생산 과정의 효율을 더욱 높이고 기업 문화를 창조적으로 바꿔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72년 8월 입사해 반평생을 철강 생산에 보낸 이원표(李元杓) 포항제철소장은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온 임직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포스코가 짧은 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제철회사로 성장한 데 대해 “사업 초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국제경쟁을 통해 효율적으로 설비를 구매하고 끊임없는 경영혁신 활동으로 생산 효율을 높여 온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 세계 철강업계는 말 그대로 무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 포스코는 신기술 개발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고객만족 경영으로 이를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다.

포항제철소는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강(鋼)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인 스테인리스는 올해 3제강공장이 준공되면서 연산(年産) 166만t의 규모를 갖췄다. 세계 최대 규모다.

5월 시험 가동에 들어간 파이넥스 설비는 포항제철소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대주. 철광석과 유연탄을 덩어리로 만들지 않고 가루 형태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파이넥스 설비가 상용화되는 2005년 연산 3000만t 체제에 들어설 전망이다.

▼수치로 본 포스코 30년 ▼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11조7285억원에 순이익 1조1013억원을 기록했다. 1기 설비가 가동을 시작한 73년에 비해 매출은 287배, 순이익은 239배 증가했다. 1374억원이던 자산 규모는 올해 6월 현재 17조1261억원으로 125배 늘어났다.

생산설비는 103만t에서 2800만t으로 30년간 규모가 약 28배 커졌다.

주로 강관이나 컨테이너용으로 사용되는 열연 코일은 30년간 1억7124만t 생산됐다. 두께 1.8mm, 폭 1050mm로 계산하면 총 1154만km로 지구 둘레를 289바퀴 돌 수 있는 양. 선박이나 교량, 건축용으로 이용되는 후판 제품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2331개 건설할 때 필요한 정도인 5376만t이 생산됐다.

와이어로프용으로 쓰이는 선재의 생산량은 총 3050만t. 직경 5.5mm로 환산할 때 지구와 달 사이를 218회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자동차나 냉장고, 세탁기 등의 케이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냉연 제품은 소형 승용차 2억8073만대를 만들 수 있는 1억843만t이 생산됐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