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뚝심 회복하는 곰…보직변경등 팀 쇄신후 5할승률

  • 입력 2003년 7월 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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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열성적인 팬을 꼽으라면 두산팬들이 첫 손가락에 든다.

두산팬들은 82년 OB시절의 박철순을 기억하는 올드팬부터 미남스타 홍성흔과 신세대 정수근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까지 팬층이 두꺼운 게 특징. 이들은 2000년과 2001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진출했을 때 승패에 상관없이 열광적인 성원을 선수들에게 보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런 두산팬들이 올 시즌엔 우울했다. 팀이 맥없는 경기를 하며 툭하면 연패를 당했던 것. 만년 꼴찌인 롯데에게도 7위 자리를 내주고 속절없이 8위로 추락하자 성난 팬들은 “우린 승리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외야 스탠드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팬들의 연이은 야유와 항의에다 사장과 단장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내홍까지 겪은 두산. 시즌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두산 선수들은 최근 달라진 경기를 펼치며 살아나고 있다.

5월엔 승률이 3할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20경기에선 11승9패(0.550)로 5할 승률을 웃돌고 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최근 팀이 살아나는 것에 대해 “주장인 김민호를 비롯해 안경현 장원진 등 위기감을 느낀 고참급 선수들이 솔선수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가 파격적으로 신인들을 계속 기용하자 고참 선수들 사이에 ‘이래선 안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설명.

선수들 보직변경도 제때 이뤄졌다. 6월부터 마무리에서 선발투수로 돌아선 이리키는 완봉승 한차례를 포함해 선발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선발에서 마무리를 맡게 된 구자운도 6월 이후 한차례만 구원에 실패했을 뿐 5세이브를 따냈다.

게다가 새로 4번 자리를 꿰찬 문희성이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기존 김동주와 함께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후반기엔 좀더 나아진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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