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중간당직 인선]'수도권 젊은 얼굴' 전면으로

  • 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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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일 3선의 박주천(朴柱千)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임명직’ 중간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일단 최병렬(崔秉烈) 대표 체제가 진용을 갖췄다.

이날 단행한 중간 당직 인사는 사실상 최 대표가 직접 주도했다는 점에서 최 대표의 당 운영 기조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젊음과 수도권. 서울 출신의 박진(朴振) 의원을 대변인에 발탁한 데 이어 수도권의 원희룡(元喜龍) 오세훈(吳世勳) 임태희(任太熙) 의원을 당의 요직인 기획위원장, 청년위원장, 대표비서실장에 배치한 것이 대표적 사례. 네 사람 모두 40대다.

수도권 출신의 소장파 의원들을 당직의 전면에 포진시켜 ‘노쇠한 영남당’으로 비치고 있는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약화시키겠다는 최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최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이 모두 60대 영남 출신이란 점을 의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인 김영선(金映宣) 의원을 사이버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도 젊은 층의 주무대인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당의 관심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최 대표는 “머지않아 사이버 정당의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을 없애자는 논란도 있었으나 최 대표는 “당초 당 개혁안엔 대변인제를 없애고 대표 공보실로 바꾸게 돼 있지만 우리 정당 사정상 이런 문제는 여야가 함께 고쳐야 하는 만큼 민주당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추후 결론을 내자”고 설명했다.

당초 유력한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원내총무 경선과정에서 ‘김덕룡(金德龍) 의원 추대’ 파문에 깊숙이 관여해 다른 총무 후보들의 반발을 산 것이 낙점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박주천 신임 총장은 서울 출신인 점 이외에도 원내총무 경선 후유증을 수습하는 카드로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최 대표 체제 출범 후 위상이 크게 강화된 당 기구는 의원총회와 상임운영위원회. 의원총회는 원내 전략과 국회직 인선을 총괄하도록 돼 있고 상임운영위원회는 주요 당무를 통할 조정하는 최고 집행기관으로 부상했다.

특히 상임운영위원회에 참여할 7인 이내의 지역선출 운영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상임운영위의 위상 강화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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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프로필▼

▷박주천 사무총장

민정당 창당 발기인 출신으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황수관(黃樹寬) 박사의 ‘신바람’을 잠재운 3선 의원. 동료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며 패션 디자이너 이신우씨가 부인. 6·30 원내총무 경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충남 논산(62) △서울대 공대 △민자당 원내부총무 △신한국당 원내수석부총무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국회 정무위원장 △14, 15, 16대 의원

▷박진 대변인

지난해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초선의원. 영어에 능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보, 정무비서관을 지내는 동안 정상회담 통역도 자주 맡았다. 당내 외교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박진의 북핵 리포트’라는 책도 냈다.

△서울(47) △서울대 법대 △외무고시 11기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뉴캐슬대 정치학과 조교수 △김영삼 대통령 공보, 정무비서관 △이회창 후보 특보

▷김영선 대변인

변호사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96년 15대 총선 때 정치에 입문한 전국구 재선 의원. 99년 정기국회 당시 국민회의 국창근 의원이 ‘싸가지 없는 X’이라고 욕하자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 끝에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미혼.

△경남 거창(43세) △서울대 법대 △사시 30회 △YMCA 시민중계실 운영위원 △이회창 총재 법률특보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15, 16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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