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주류-鄭대표 ‘물밑 접촉’

  • 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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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신당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비주류측 일부 중진들이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잇따라 비공개 접촉을 갖고 당직 안배 등을 전제로 한 협상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주말 정 대표를 만난 비주류측 한 핵심 인사는 “신당 논의를 중단하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자. 우리도 정 대표가 대표를 계속 맡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이 인사는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을 교체하고 비주류측 P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했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즉답은 피했으나 “배지 2개를 (비주류측이) 받아주면 한다”며 개혁당 김원웅(金元雄) 대표와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영입에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대표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정 대표와 이 사무총장의 생각이 서로 다른 것 같다. 신당파가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대표가 통합신당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당외곽의 개혁세력을 대거 영입하는 선에서 신당 논의를 조속히 매듭짓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반면 이 총장 등은 여전히 ‘헤쳐 모여’ 신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당파가 기대를 걸었던 강운태(姜雲太) 의원의 ‘선(先) 개혁안 확정, 후(後) 통합신당 추진안’이란 중재안을 비주류측이 거부함에 따라 주류-비주류간의 전운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

비주류측은 ‘기존 당원의 선거인단 참여를 50%로 제한하자’는 강 의원의 개혁안에 대해 이날 “결국 기존 당원 중 주류측 지분 25%와 당외곽 세력 50%를 독식해 75%의 대의원단을 차지하겠다는 신당파의 의견이 반영된 방안”이라며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주류측은 2일 광주에서 당원 3000여명이 참석하는 ‘당사수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고 신당파 의원들은 4일 신당추진모임 전체회의를 열고 신당추진기구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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