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계 신예-중진 '명인'들 국립국악현악단과 각각 협연

  • 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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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신예와 중견 ‘명인’들의 성취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무대가 마련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0, 11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제29회 정기공연으로 ‘명인의 향기’를 올린다. 첫날에는 젊은 국악인들과 협연을 하고 둘째 날에는 국악계를 이끄는 중견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공연으로 구성했다. 8명의 명인과의 협연을 통해 관현악 본연의 색깔을 더욱 도드라지게 보여준다는 것이 이번 공연의 취지.

한상일 단장이 지휘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이번 연주회에서 10일 이용구(34·국립국악관 현악단 악장)의 단소 산조 협연과 11일 이준아(43·국립국악원 정악단 수석)의 가곡 협연이 눈길을 끈다. 단소 산조와 가곡의 관현악 협연은 지금까지 국악 공연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

국립국악관현악단이 10,11일 ‘명인의 향기’라는 제목아래 정기연주회를 마련한다.-사진제공 국립극장

단소는 산조 연주가 어려워 ‘단소의 신선’으로 불리던 전추산(1884∼1964)의 산조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공연에서 이용구는 전추산의 단소 산조를 복원해 연주할 예정이다. 이용구는 대금 단소 퉁소 등 관악기에 정통한 연주가로 개량 악기를 이용한 연주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는 진보적 국악인이기도 하다.

가곡은 주로 소규모 반주에 맞춰 불러왔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이준아가 화성이 살아있는 반주에 맞게 편곡한 가곡 ‘우락(羽樂)’과 ‘편수대엽(編數大葉)’을 불러 가곡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 이준아는 1997년 국내 최초로 ‘12가사 완창’ 공연을 한 최고의 여류 가객이다.

이 밖에 10일에는 유미리(판소리) 이형환(거문고) 이태백(아쟁) 등이 협연한다. 유미리(35·국립국악원 민속악 단원)는 다섯 살 때 소리를 시작해 일찌감치 주목받기 시작한 차세대 명창. 94년 동아국악콩쿠르 대상을 받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른다. 이형환(43·동국대 교수)과 이태백(44·목원대 교수)은 ‘젊은 명인’을 넘어서 국악계의 중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연주자들이다. 각각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 협주곡’과 ‘박종선류 아쟁 산조 협주곡’을 연주한다.

둘째 날인 11일 공연이 예정된 나머지 3명의 국악인도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 협주곡’의 정회천(47·국립창극단 단장)은 전남 보성의 ‘판소리 가문’ 출신이지만 가야금의 명인으로 더 유명하다. 허용업(54)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5호 ‘구리갈매동도당굿 잽이당주’ 보유자. 대대로 피리를 불어온 민속악 집안의 후손이다.원장현(52·국립국악원 민속단 지도위원)은 즉흥 연주가 뛰어난 시나위 연주의 명인으로 ‘원장현류 대금 산조’를 창안하기도 했다. 공연 시간 오후 7시30분. 2만∼3만원. 02-2274-3507∼8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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