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장쩌민노선 따르자”…장주석 3大이론 실천 강조

  • 입력 2003년 7월 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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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은 1일 총서기 취임 후 첫 창당 기념 연설에서 새로운 정치 개혁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전임자인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의 정치 노선을 충실히 추종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후 총서기는 이날 당 창건 82주년을 맞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3개 대표 이론 토론회에서 “3개 대표 중요 사상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의식주가 해결된 중류 생활) 사회 건설이라는 위대한 목표를 실현하는 근본 지침”이라면서 당 간부들과 국민의 철저한 학습과 실천을 촉구했다.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지도자들과 중앙 및 지방정부 고위관리 등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후 총서기는 또 “3개 대표 중요 사상은 광대한 인민의 공동 염원과 현 세계 및 중국 발전의 시대정신을 구현한 것”이라고 찬양했다.

3개 대표 이론은 중국 공산당이 △선진사회 생산력(사영기업가) △선진문화 발전(지식인) △광대한 인민(노동자 농민)의 근본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장 주석의 이론으로 지난해 11월 제16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장(당헌법)에 삽입됐다.

당초 이날 연설에 원론적이고 온건한 내용의 정치 개혁안을 담을 것이라는 관측이 없지 않았으나 후 총서기는 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당을 건립한 것은 공(公)을 위한 것이며 정치는 민(民)을 위한 것”이라면서 “당정 간부들은 인민의 이익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자신의 친민(親民) 정책을 부각시켰다.

후 총서기의 이날 연설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성공적 퇴치와 그를 정점으로 한 4세대 지도부의 성실성 등으로 민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치국과 군(軍)을 장악하고 있는 장 주석 세력과 정면 대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후 총서기는 당분간 정치 개혁 등 새로운 정책 노선을 제시함으로써 장 주석과 마찰을 빚기보다는 정국 안정과 경제 발전에 주력하면서 친민 정책으로 자신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공산당원은 지난해 말 현재 6694만1000명으로 2001년에 비해 119만2000명이 늘어났다고 당 중앙조직부가 밝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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