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다큐로 보는 힐러리의 ‘살아있는 역사’

  • 입력 2003년 7월 1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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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이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가 발매된 6월 9일 뉴욕의 한 서점에서 사인회를 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 뉴욕주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이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가 발매된 6월 9일 뉴욕의 한 서점에서 사인회를 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 책이 100만 부 이상 팔리면 내 신발과 넥타이를 먹어버리죠.”

미국 CNN의 정치토론 프로그램 ‘크로스파이어’의 진행자이자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은 뉴욕주 상원의원 힐러리 로댐 클린턴(56)의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가 실패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남편 클린턴이 르윈스키와의 불륜을 고백했을 때 그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 등 책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은 뜨거워졌고 발매 1주일 만에 60만부가 훌쩍 나갔다. 칼슨은 이에 대해 “(신발과 넥타이를) 먹을 생각만 해도 속이 메슥거린다”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 책은 현재 미국에서 초판 100만부에 이어 재판 50만 부까지 찍었다.

EBS는 이같은 힐러리의 인생과 정치 역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역사-정치인, 힐러리 클린턴’(2일 밤 10시)을 방영한다. 예일대 법대 동창 래니 데이비스가 ‘두꺼운 뿔테 안경과 촌티가 줄줄 나는 옷의 여학생’이라고 회고한 힐러리가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로 주목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지상파 ITV가 6월9일 방송한 힐러리 인터뷰 중 약 17분 분량을 토대로 미국 ABC와 영국 BBC의 자료 화면을 덧붙여 EBS가 재구성했다.

주요 내용은 힐러리의 결혼(75년), 남편 클린턴 대통령의 대선 출마(92년), 상원의원 당선(2000년) 등. 르윈스키 스캔들(98년) 이후 개인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힐러리가 책 출간을 계기로 I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록 노련한 정치가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빌긴 했지만 당시의 심경을 고백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권혁미 PD는 지난해 말 EBS 5부작 다큐멘터리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중 ‘빌 클린턴’ 편을 제작하면서 힐러리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 그는 “그때 두 사람의 정치인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것을 실감했다”며 “힐러리 쪽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흥미로워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가 책 출간을 계기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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