住公, 2002년 ㈜한양 매각때 굿모닝시티에 특혜의혹

  • 입력 2003년 6월 3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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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공사가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한양을 매각하면서 매수자인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尹彰烈·49) 회장에게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6월 30일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주공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올 1월부터 한양의 알짜배기 상가 9개를 1390억원에 집중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회장은 당시 계약금 10%(180억원)만 지불한 상태였으나 수천억원대의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었던 것은 주공의 ‘배려’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부동산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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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자금 유용 굿모닝시티 대표 영장

또 주공은 이에 앞서 굿모닝측과 작년 6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한달 만인 7월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한양 소유 부동산 일괄매각 공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당시 매각 공고에는 상가 18개를 1728억5100만원에 한꺼번에 사도록 돼 있어 사실상 인수할 사람이 거의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주공측이 미리 인수자로 굿모닝시티를 정해놓고 특혜 시비를 피해가기 위해 매각공고라는 절차를 밟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한양 소유 상가를 인수하려 했던 부동산업체 H사장은 “매각 부동산에는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임야나 공장용지 등이 포함돼 있는 데다 가격도 너무 비싸 인수가 거의 불가능했다”면서 “이는 공고만 냈을 뿐 실제로는 매각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주공이 작년 12월 6일 굿모닝측과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동산 인수대금으로 1325억원만 받고 넘기기로 한 것도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이는 공고 매각대금보다 400여억원이나 싼 금액이다.

실제로 작년 11월 열린 주공 이사회에서는 굿모닝시티에 일괄 매각하기로 잠정결론을 내린 데 대해 헐값 매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주공 경영진은 “매각안이 부결되면 사회적인 문제가 생긴다”며 무마했다는 것.

부동산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주공으로부터 한양의 부동산을 헐값으로 인수해 차익을 챙겼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로비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주공 출자관리팀 관계자는 “400억원의 차익은 한양 파산관재인이 유치원과 스포츠센터 등 부동산 2개를 도중에 팔았고 주공이 한양 부동산에 설정한 근저당권에 해당하는 액수만을 계산했기 때문”이라면서 “굿모닝측이 부동산을 판 돈은 고스란히 주공과 한양에 귀속되기 때문에 굿모닝이 부동산을 팔아 남길 수 있는 이익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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