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남재우/더 배우고 더 일하는 中國

  • 입력 2003년 6월 3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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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우
이웃나라 중국의 경제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그에 대한 찬사와 경계의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발전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함은 물론이고, 중국의 발전모습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가 택해야 할 길을 한번쯤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살피고 다잡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면학(勉學)과 노동(勞動)이라는 두 가지 기본 요소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 둘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한 국가가 발전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자 덕목이다. 한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선 면학적 측면에서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학기당 수업 일수는 중국보다 5주 이상 적다. 물론 수업의 질(質)을 거론할 수 있겠다. 그러나 과거 필자가 중국에 주재할 때의 경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술에 취했거나 짙은 화장을 하고 다니는 학생들은 거의 볼 수 없다. 기본자세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우리가 취업을 기피한 채 주로 수입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소위 ‘3D 업종’도 중국인들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는 바로 얼마 뒤 현실화될지도 모를 양국간 우위(優位)의 역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더욱이 자국 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건너오는 마당에 도리어 한국의 우수한 젊은이들이 취업 기회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현상은 너무도 큰 모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실업통계에서 있는 그대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 힘들다. 또 아직은 경제발전 단계상 중국에서 제공할 수 있는 직업의 수준은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앞으로 우리를 추월해 세계 최대의 공장이 되고 최대의 소비시장이 된다면, 그것은 결코 국토가 넓거나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바로 우리보다 더 많이 배우고 일하는 데서 그 배경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남재우 단국대 사회교육원 ‘중국을 알자’ 담당 강사

서울 동작구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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