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종합]동계올림픽 유치위 해외 언론 담당 '낸시 최'

  • 입력 2003년 6월 30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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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에서 외신기자를 상대로 홍보를 펼치고 있는 낸시 최씨. 프라하=장환수기자
체코 프라하에서 외신기자를 상대로 홍보를 펼치고 있는 낸시 최씨. 프라하=장환수기자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이 막판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는 체코 프라하. 새벽 3시에 자태를 드러낸 해가 밤 10시가 돼서야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이곳의 백야(白夜)보다 더 분주하게 뛰고 있는 사람이 있다.

‘CJ's 월드’란 국내 유일의 국제 홍보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낸시 최. 평창유치위원회 국제위원으로 100명의 유치위 대표단에 포함된 그가 맡은 임무는 해외 언론 홍보다.

“쉽게 말하면 올림픽을 취재하는 외국 기자와 맨투맨으로 붙어 평창을 알리고 나아가 친 평창화 작업을 하는 것이죠. 그동안 32개국 60여명의 기자를 만났어요.”

이를 위해 외국어 실력은 물론 국제적인 매너와 마당발 친화력은 필수.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네덜란드 항공사를 거쳐 90년부터 미개척 분야인 국제 홍보에 뛰어든 그의 영어 실력은 네이티브 스피커를 방불케 한다. 누구를 만나도 1분 안에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순발력은 타고났다는 평가.

“하루하루가 고되긴 하지만 보람은 저를 만난 많은 외국 기자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개최지 투표에 맞춰 평창에 우호적인 기사를 써주고 있다는 거죠. 이들로부터 행운을 기원한다는 격려 메일이 올 때는 감격해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일하는 여성들에게 굴레인 ‘아무개 엄마’라는 호칭이 싫어 절대로 나이는 밝힐 수 없다며 활짝 웃은 그는 국내 언론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외국 기자를 만나면서 놀란 것은 IOC를 전담 취재하는 한국 기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3명의 IOC 위원과 IOC의 최대 스폰서인 삼성을 보유한 나라가 말이죠. IOC 출입증을 정식으로 받으려면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동행 취재를 하면 됩니다. 경비 문제가 걸림돌이라면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3년 전 ‘나는 세상의 창을 보았다’는 자서전을 내 베스트셀러까지 됐던 낸시 최. 그가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백야의 금빛 하늘만큼이나 아름답다.

프라하=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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