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페레로 '잔디 왕자' 될까?…윔블던 테니스 관전포인트

  • 입력 2003년 6월 30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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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2주간의 대회 일정 가운데 지난주 절반을 소화한 윔블던 테니스는 30일 남녀단식 16강전을 시작으로 정상을 향한 후반부 레이스에 돌입했다. 127년의 역사에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열리는 등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대회는 그만큼 화제도 많다. 대회 막판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메이저 2연승=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는 올 프랑스오픈에 이어 2연속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과 잔디에서 벌어지는 윔블던 동시 석권은 코트 성격이 달라 쉽지 않은 일. 흙 코트에 강한 스페인 출신 선수들은 특히 윔블던에 약해 ‘잔디는 소가 풀이나 뜯는 곳’이라며 대회 출전 자체를 거부해온 게 사실. 하지만 페레로는 코트에 상관없는 올라운드 플레이를 펼치며 1980년 비욘 보그 이후 23년 만의 프랑스오픈-윔블던 연속 우승 꿈에 부풀어 있다.

▽헨마니아(Henmania)=남자단식 10번 시드의 팀 헨만은 ‘영국의 희망’. 윔블던에서는 헨마니아라는 열성 홈팬을 몰고 다닐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1877년 아마추어대회로 시작된 윔블던이 이방인의 잔치가 된지 오래. 1936년 프레드 페리가 우승한 뒤 영국 챔피언은 단 한명도 없었으며 결승 진출도 1938년 버니 오스틴이 마지막이었다. 4회전까지 순항한 헨만은 영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노병 만세=안드레 아가시(33·미국)는 윔블던이 오픈대회로 바뀐 1968년 이후 최고령 남자단식 챔피언에 도전장을 던졌다. 종전 기록은 1975년 아더 애시(미국)가 세운 31세 11개월25일. 92년 챔피언 아가시는 스트로크 위주의 플레이에서 벗어나 이번 대회에서 적극적인 네트플레이로 깜짝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임신한 몸을 이끌고 경기 때 마다 관중석을 지키는 부인 슈테피 그라프의 아낌없는 응원도 아가시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미국VS러시아=여자단식 4회전 진출자 16명 가운데 미국은 4명, 러시아는 5명이나 포진했다. 세계 최강으로 지난해 챔피언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올 프랑스오픈에서 멈춘 메이저 연승 행진을 재개하겠다는 각오. 2000년과 2001년 윔블던 우승에 이어 지난해 준우승자인 세레나의 친 언니 비너스의 명예회복 여부도 관심사. 러시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6)는 와일드카드로 16강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과 러시아의 양강 체제에 이달초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맞붙었던 ‘벨기에 쌍두마차’ 쥐스틴 에넹과 킴 클리스터스도 4회전에 합류하며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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