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미끼 여학생 성추행 논란

  • 입력 2003년 6월 30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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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이 ‘이 학교 교수에게서 학점을 올려주겠다는 제의와 함께 성추행으로 의심되는 행동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실명으로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을 법과대학 행정학과 4학년 김○○이라고 밝힌 이 여학생은 지난 26일 게시판에 ‘얼마 전 정말 황당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학우 여러분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씨는 글을 통해 “모 교수가 학점을 올려주겠다며 나를 연구실로 불러 어깨와 등, 손, 볼 등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글은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이유로 27일경 학교 측에 의해 삭제됐다.

그러나 글이 삭제되기 전에 약 1600명이 이 글을 읽었으며 이후 게시판에는 학교의 처사를 비난하고 해당 교수를 처벌하라는 학생들의 글이 잇따라 실리고 있다.

아이디가 blue(행정학과)인 학생은 “성적을 미끼로 학생을 성추행하는 사람이 무슨 교수냐”며 “이런 교수는 신상을 공개하고 학교에 남아있을 수 없도록 조치해야 된다”고 말했다.

kimga(전자전기공학부)인 학생은 “그 교수가 학생들 사이에서 예쁜 여학생 밝히기로 유명한 그 교수냐”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와 경찰에서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moon(노어노문학과)은 “관련 글을 삭제한다고 사건이 없어지느냐”며 “삼류대 소리를 듣기 싫으면 진상을 밝히고 교수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많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계속 글을 올려 학교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마침내 대학과 총학생회측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학교 김기찬 교무처장은 “게시판의 글을 삭제한 것은 단순한 업무 착오 때문이었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과 교수를 만나 정확한 이야기를 듣고 필요하다면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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