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대홍기획 박정석 카피라이터

  • 입력 2003년 6월 30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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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물로 보지마.”

“우린 미쳤어.”

“사랑만 갖고 사랑이 되니.”

도발적인 문구들로 유명해진 ‘2% 부족할 때’ 광고. 새로운 광고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유행어를 탄생시킨다.

‘2%’ 광고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하게 갈등구조로 승부하는 것. 즐겁게 음료를 마시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고 대신 우울한 분위기가 광고 전체를 감싸고 있다.

“젊은 시절은 사랑 결혼 취직 등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한 때죠. 이로 인해 갈증을 느낄 때 ‘2%’를 마시라는 얘깁니다.” 대홍기획 박정석 카피라이터(31·사진)는 27일 이 광고의 컨셉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2%’는 올 초부터 인터랙티브 형식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재 2편이 나가고 있는 이 광고는 15초짜리 TV CF에서 일부 장면만을 보여주고, 3∼5분에 걸친 인터넷 광고를 통해 전체 스토리라인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TV CF를 보고 호기심을 느낀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이 광고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기획 단계에서 ‘과연 TV 광고를 본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만큼 능동적일까’ 하던 우려는 한 달 최대 접속자 수가 250만명에 달하면서 싹 가셨다. 박 카피라이터는 “하루 몇 명 방문하는가, 어느 페이지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가, 재방문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등에 대해 통계를 내서 시리즈 다음 편 광고를 만드는 데 반영한다”고 말했다.

‘2%’ 인터랙티브 시리즈 1편은 취업, 2편은 빈부 차이에서 오는 연인들의 갈등을 다뤘다. 인기 광고인 만큼 조만간 제작될 3편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박 카피라이터는 “이번에는 연인들의 학벌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다루게 될 것”이라며 “남자 주인공은 편마다 바뀌지만 여자 주인공은 영화배우 전지현이 계속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1편의 ‘사랑만 갖고 사랑이 되니’와 2편의 ‘여자에게는 김중배의 다이아반지도 사랑이야’라는 문구를 만드는 데 거의 두 달씩 걸렸다는 박 카피라이터는 또 한번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를 위해 오늘도 인터넷 카페들을 들락거리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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