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에 160~180억 유입

  • 입력 2003년 6월 30일 0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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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돈세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완씨(50·해외체류)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1999년 하반기부터 2000년 상반기에 걸쳐 정체불명의 현금 160억∼180억원을 비밀리에 건네받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으로 가져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씨의 전 운전사 A씨는 29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99년 가을에서 2000년 초여름 사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와 올림픽대로 중간의 인적이 드문 이면도로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싣고 온 돈을 승합차에 옮겨 실어 김영완씨의 자택으로 수송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전 운전사 B씨도 “A씨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있다”며 A씨의 폭로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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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이 같은 현금 수송은 A씨와 B씨를 통해 2회씩 4회에 걸쳐 이뤄졌고, 한번에 3억원이 들어가는 상자 16개씩 3회와 10개가 전달된 1회 등 모두 160억∼180억원의 현금이 김씨에게 은밀하게 전달됐다.

김씨는 평창동 자택으로 옮긴 현찰을 수시로 007가방 크기의 나일론 가방이나 골프백에 담아 외부 인사를 만날 때마다 가져갔다고 전 운전사들이 증언했다.

A씨는 “사과박스보다 큰 흰색 종이 상자 16개를 실으면 승합차가 꽉 찼다”며 “그 상자 1개에 3억원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뒤에 그 돈을 바깥으로 날랐던 기사한테서 들었다”고 말했다.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000년 4월 이후 현대그룹의 비자금 150억원이 김씨의 가차명 계좌를 거쳐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CD 150장의 형태로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씨는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사장이 주가 조작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 직전 자신의 운전사 D씨에게 도피 중이던 이 전 사장을 모실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 160억∼180억원의 자금이 대북 송금과 연관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A씨는 “영감(이 전 사장을 지칭)이 며칠 집에 못 들어가고 호텔 등을 전전하자 D씨가 영감이 갈아입을 양복 몇 벌을 차 안에 가지고 다녔다”며 “영감이 구속되자 D씨가 ‘사이즈가 맞는 사람한테 줘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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