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국 '태풍의 눈'…대북송금 새특검法 처리 극한 대치

  • 입력 2003년 6월 29일 18시 46분


코멘트
대북 비밀송금 사건 새 특검법 처리 문제가 7월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30일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 주선으로 첫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한 정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특검에 대한 양당의 입장차가 뚜렷한 데다 각 당의 내부 갈등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북송금 전반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당초의 요구 수위를 낮춰 ‘현대 비자금 150억원+α’를 규명하는 선에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새 특검 도입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 대표는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30일 선출될 우리 당 원내총무가 새로운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안다”며 이미 법사위를 통과한 특검법안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무조건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새 특검법안을 관철하는 묘수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민주당도 30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야당은 대북송금 문제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려는 의도를 갖고 새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정쟁과 국민분열만 초래하는 특검은 150억원이든 150원이든 더 이상 안 된다”고 못박았다. 150억원 문제 등 ‘부수적 사건’은 일반 검찰이 수사토록 하면 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끝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독처리라는 강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면서 여야 대치가 점점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내 진보개혁 성향 의원들은 새 특검을 요구하는 당 지도부의 ‘보수적 대북관’을 공격하며 탈당을 앞당기는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150억원에 한해 특검을 수용하자는 주류측의 타협론이 관철될 경우 동교동계를 비롯한 비주류측이 반발하면서 신당 문제로 깊어진 양측 갈등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당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대북송금 관련 새 특별검사법과 여야 입장
한나라당이 제출한 새 특검법한나라당 입장민주당 입장
명칭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 및 관련비자금 비리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30일 새 원내총무 선출 뒤 의원총회 개최해 최종 전략을 정한다―7월 임시국회에서 특검법 처리해도 무방하다―150억원 비자금 문제는 일반검찰이 수사하면 되므로 새 특검은 필요없다―일각에선 150억원에 국한해 특검수용하자는 의견도 제시
수사대상①현대상선의 산은대출금 4900억원 중용처가 밝혀진 2억달러 이외 자금의 대북송금 의혹②현대건설과 현대전자 자금의 대북송금 의혹③대북송금과 관련한 청와대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등의 비리의혹④150억원 뇌물사건과 유사한 비리의혹
수사기간기본 50일+30일(1차 연장)
수사기간연장요건특검이 대통령에게 보고만 하고 스스로 연장 여부 결정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