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업 자율권 대폭 인정…합작사 계획량外생산-판매 허용

  • 입력 2003년 6월 2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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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기업에 국가 계획량보다 많은 물품을 생산해 시장에서 팔도록 허용하는 등 북한 경제에 시장경제원리가 대폭 도입된다.

외국과 북한이 함께 만든 합영 합작기업과 무역회사도 일반 주민들에게 직접 물건을 팔 수 있게 할 예정이어서 제한적이나마 내수 시장이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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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종합시장 설치와 공산품 판매 허용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기업이 시장(소비자)을 목표로 생산을 하는 것과 내수 시장 개방 조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 참석차 방한한 강일천(姜日天·48) 총련 산하 재일본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연구기획부장은 29일 “북한은 전국에 개설되는 ‘종합시장’에서 개인과 기업이 합법적으로 생산한 물건을 시장가격에 팔 수 있도록 했다”며 이같이 확인했다. 따라서 기업은 합법적으로 시장에서 비싼 값을 받고 물건을 팔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기업간 경쟁도 일어날 전망이다.

강 연구기획부장은 일본의 ‘합영경제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지금까지 16차례 북한에 다녀온 북한 경제 현실과 이론의 권위자다.

한국 정부의 정보 당국 관계자도 “이는 기업소 자율권의 실질적인 부분이 종합시장을 매개로 처음 현실화되는 것”이라며 “긴박하게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경남대 북한대학원 양문수(梁文秀) 교수는 “기업의 생산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메커니즘을 도입하는 것은 경제 개선이 아닌 개혁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합영 합작 무역회사는 지금까지 생산 또는 수입한 물품을 국가 계획에 따라 국영상점을 통해 판매해 왔는데 앞으로는 길거리에 직매점을 열 수 있게 된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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