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후=장쩌민, 어린황제=후진타오?…中 TV 드라마 조기종영

  • 입력 2003년 6월 2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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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淸)말 중국의 격동사를 다룬 관영 CCTV의 인기 드라마 ‘공화국을 향하여(走向共和)’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의 심기를 건드려 조기 종영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중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 드라마는 어린 황제의 뒤에서 수렴청정을 했던 서태후(1835∼1908)를 미화하고 있다”면서 “마치 후 주석의 뒤에서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옳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전했다.

드라마를 본 중국인들이 장 군사위 주석은 서태후이고, 후 주석은 통치력이 없는 어린 황제처럼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

소식통들은 장 군사위 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후 주석이 드라마에 대해 “서태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서태후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부정적이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사스 창궐로 시민들의 외출이 어렵던 4월 말부터 매일 하루 2편씩 방영되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드라마는 당초 59편을 계획했었으나 40여편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홍콩의 아주주간은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이 주간지는 “드라마에 함께 등장했던 청말의 정치가 리훙장(李鴻章·1823∼1901)과 신해혁명을 일으킨 쑨원(孫文·1866∼1925) 등 개혁 세력들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어 정치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후 주석에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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