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SW - 중국 HW 손잡자” 양국 IT분야 협력 강조

  • 입력 2003년 6월 27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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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강국이 하드웨어(HW) 강국을 만나면?’

세계 양대 개발도상국이자 각각 SW와 HW 분야의 강국을 자처하는 인도와 중국이 손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티베트를 중국 땅으로 인정하는 대신 경제적 실리를 추구한 인도의 신외교전략이 가져온 변화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선진국 대열을 넘보는 한국 경제로서는 긴장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인도, “선진국 배제하고 협력하자”=인도 정상으로서는 10년 만에 중국을 찾아 해빙외교를 펼치고 있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26일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의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IT분야 협력회의’에서 “두 나라가 경쟁하기보다 서로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27일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중국의 HW와 인도의 SW가 합쳐진다면 선진국들의 개입을 차단해 원가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과거 올림픽에서 SW개발 계약을 딴 선진국 기업들이 인도 기업에 하청을 줘왔지만 이번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에는 양국이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막강한 두 나라 IT 경쟁력=중국은 지난해 IT분야 매출과 수출액이 각각 1조4000억위안(약 200조원), 920억달러(약 110조원)에 이르는 HW 생산 대국. 저렴한 노동력에 남부 광둥(廣東)성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집적(集積)화를 이루는 데 성공, 해마다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의 IBM’으로 불리는 컴퓨터기업 롄샹(聯想)은 미 실리콘밸리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을 정도.

인도 역시 포천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185개사가 인도에서 SW를 구매할 정도로 이 분야의 강국. 28만명의 저임 숙련 인력이 인도 SW산업의 강점이다. 경영컨설팅사인 매킨지는 지난해 인도 SW산업이 2008년 87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티베트 양보가 가져온 경협 무드=바지파이 총리가 베이징에서 “티베트는 중국 땅”을 천명한 뒤 양국 경협 무드는 상하이에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상하이에 인도 기업연합회의 사무소가 개설돼 중국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마련됐고 2005년까지 두 나라 교역액을 1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공동선언도 발표됐다.

이날 상하이 데일리 3면에 실린 인도산업연맹의 전면광고는 “양국 기업인들이 무역투자 분야에서 시너지를 만들어내자”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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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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