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버그 AIG 회장 "노사분규 외국인투자에 치명적"

  • 입력 2003년 6월 27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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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대만에도, 일본에도 없는데 한국에는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노사분규는 외국인투자에 ‘치명적(devastating)’입니다.”

한국과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한미재계회의의 미국측 대표인 모리스 그린버그 AIG금융그룹 회장(사진)은 2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의 노사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수년 전 AIG는 현대계열 금융회사를 인수하려다 노동조건 때문에 포기했다”며 “한국의 노조가 얼마나 강경한지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미재계회의 워싱턴 본부에는 한국의 노사환경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미국기업인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면서 “정부의 적절한 역할은 개별 노사분규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국제적 기준에 맞춰 합법적인 노동운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올해 말, 아니면 늦어도 내년 초 한미상호투자협정(BIT)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선별적이 아닌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BIT가 성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와 BIT 문제에 대해 “영화는 미국의 주요 수출산업이며 다양한 미국 영화상품을 접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의 권리”라고 지적했다.

6·25전쟁 당시 미군 대위로 거제, 춘천 등지에 주둔했던 그린버그 회장은 현재 한국 경제의 4대 문제점으로 △노사분규 △정부규제 △북핵 갈등 △반미감정을 꼽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미 이후 미국의 대한(對韓) 감정이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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