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예비접촉때 박지원-김영완 출입국기록 일치

  • 입력 2003년 6월 27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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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씨
2000년 3, 4월 박지원(朴智元·구속)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남북 비밀 예비접촉을 가질 때 현대측의 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완(金永浣·50)씨도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 체류했던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장관과 김씨는 싱가포르와 중국에서 이뤄진 남북간 4차례의 예비접촉과정에서 공교롭게도 출국과 입국, 목적지 등이 거의 일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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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박 전 장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가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당시 박 전 장관 등과 함께 해외에 체류하며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2000년 3월 8일 싱가포르로 출국해 정 회장의 주선으로 북측의 송호경(宋浩景)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처음 만나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논의한 뒤 3월 10일 귀국했다. 이때 김씨도 3월 6일 홍콩으로 출국한 뒤 박 전 장관이 입국한 3월 10일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 전 장관은 중국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서 각각 열린 2, 3차 예비접촉 참석을 위해 3월 17일부터 19일, 22일부터 23일 2차례에 걸쳐 중국을 다녀왔고 김씨는 17일 출국한 뒤 중국에서 머무르다 23일 귀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장관과 출국일, 최종 입국일이 동일 한 것.

마지막으로 박 전 장관과 김씨는 모두 4월 8일부터 9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으며 박 전 장관은 8일 열린 4차 예비접촉에서 북측과 남북정상회담에 최종 합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씨의 출입국 기록이 박 전 장관과 일부 겹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김씨와 박 전 장관이 만났는지 또는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조사된 바 없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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